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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의 민족문학론을 통해 본 1970년대식 진보의 한 양상

Baek Nak-cheong’s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as an Aspect of Progressive Literary Movement in the 197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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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70년대 민족문학론의 한 기원으로 여겨지는 백낙청의 비평담론이 과연 어디에 닿아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기원의 기원을 탐색한다는 것은 기원 뒤에 숨은 진짜 기원을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기원으로 간주되어 왔던 지점 바깥의 어떤 조건과 계기들에 주목함으로써 그 기원의 자리를 조금 낯설게 만들어 바라보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형성기의 백낙청 민족문학론에서 민족문학은 세계문학과의 ‘관계’로 존재한다는 특징을 지녔고, 세계문학에 참여하고 공헌하는 것이 민족문학론의 주요 의제로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문학을 알아야 바람직한 민족문학론을 개진할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은 우리와 같은 후진국에서 ‘오히려’ 훌륭한 민족문학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일관된 신념과 맞물려 있었다. 이런 믿음이 심정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이론의 힘에 의해 뒷받침될 필요가 있을 때 등장한 것이 다름 아닌 민족문학론이라고 할 때, 중요한 것은 이 안에 숨은 보편적 세계문학과 특수한 민족문학의 관계에 대한 백낙청 특유의 사유를 비판적으로 점검해보는 데에 있을 것이다. 백낙청이 상정한 보편적 세계문학이 과연 누구/무엇/어디를 가리키고 있었는지를 추적하다 보면 백낙청 비평의 숨은 주역 F.R.리비스의 존재가 단연 눈에 띈다. 여기서 핵심은 그가 리비스의 ‘무엇’을 인용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가 리비스와 자기 자신을 ‘어떻게’ 관련짓고 있느냐에 놓여 있다. 즉 리비스와 백낙청의 관계를 기원-파생의 영향관계가 아니라 상관성과 유사성을 본질로 하는 ‘유비관계’에 놓는 관점의 도입이 필요하다. ‘리비스:영문학 = 백낙청:국문학’이라는 유비관계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백낙청으로 대변되는 서구문학 전공자들뿐이다. 리비스 쪽을 모르거나 그와 어떤 관계도 형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자리에 들어설 수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례관계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더 나을 수 있음을 증명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백낙청과 『창비』 필진들은 ‘토속’이라는 이름의 한국적 특수성 발굴에 공을 들인다. 백낙청의 민족문학론은 보편의 헤게모니적 본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은 채 ‘주어진 보편에 공헌하는 특수’라는 발상에 머묾으로써 보편의 수행적 번역이라는 탈식민 지식인 고유의 과제는 미완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었다. 1970년대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 사회는 결국 대역(代役)들이 주축이 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그야말로 후진적이고 폐색된 시공간이 아니었을까 라는 것이 이 글이 마지막으로 던지려는 질문이다.

Abstract

This paper aims to provide a fresh perspective on Baek Nak-cheong’s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in the 1970’s through the genealogical approach to his writings which has been considered as the origin of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Baek Nak-cheong tries to theorise his firm belief that national literature of undeveloped Korean society can be superior to that of developed western society. Understanding western literature properly, according to Baek, is crucial to achieving proper notion of national literature. More importantly, his understanding of ‘universal’ world literature and of ‘particular’ national literature plays a pivotal role in shaping Baek’s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This paper pays close attention to the question of national literature as well as world literature in Baek’s writings so as to offer a fresh interpretation of progressive literary movement in the 1970’s. Baek’s deliberate effort to establish a tradition of Korean national literature reminds us of F. R. Leavis’s achievement in building a ‘great tradition’ of English literature. By examining how and where Baek introduces F. R. Leavis in his writings, we might demonstrate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F. R. Leavis and Baek Nak-cheong is not based upon the ‘origin-derivation’ relation but an ‘analogy to each other’. Baek goes on to discover Korean ‘folk’ culture thereby finding out the way to surpass elite western style of art and literature. Seen from today’s perspective, however, Baek’s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has failed to reveal the hegemonic feature of ‘universality’ so that the postcolonial intellectuals’ duty of performative translation of universality has yet to be comple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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