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혹은 ‘영원재귀’의 시간과 마주하는 방법 — 정종현, 『제국대학의 조센징』(2019, 휴머니스트) —
Confronting the Enduring Fact of Japanese Colonialism in Korea ―A Review of Chosenjins at the Japanese Imperial University (Jeong Jong-hyun, 2019, 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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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19년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한일 간 경제 갈등이 위안부 문제와 강제 징용이슈에 대한 양국 정부의 상이한 입장 차이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식민(지) 의 시간과 그에 대한 해석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사안이다. 『제국대학의 조센징』(정종현, 2019, 휴머니스트)은 부제 “대한민국 엘리트의 기원, 그들은 돌아와서 무엇을 하였나?”가 보여 주듯이, 신생 대한민국을 움직여 온 엘리트 집단이 어디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유래했는지 묻는다. 저자는 이들을 키워 낸 제도적 산실이 일본 제국대학이라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밝히고, 제국대학을 선택한조선 유학생들의 내적 동기와 그들의 학업 내용, 해방 이후 행적들을 실증적으로추적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 안의 오랜 ‘일본적 기원’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그러한 기원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하는 현재적 ‘태도’의 문제를 제기하고있다는 점에서, 이 질문은 역사적일 뿐 아니라 2019년 지금·여기의 시점과 그대로 직결된다. 이 어려운 물음 앞에서 이 책은 우리의 식민지적 기원을 감추거나축소하지 않고 실상 그대로를 대면하자는 취지의 ‘역사화’(『제국대학의 조센징』, 297쪽)를 제안한다. 이 책에 따르면, 제국대학 졸업생들이 영위한 삶의 스펙트럼은 실로 다양한 것으로 판명된다. 지사(독립운동가)의 삶이냐 출세(총독부 관료)의 삶이냐 하는 양극단의 사례도 있지만, 이 책의 진정한 야심은 ‘저항’과 ‘친일’로 양분된 두 극 사이의공간을 최대한 확장하는 것, 다시 말해 명쾌하게 분류하기 어려운 사례들의 모호성을 그 자체로 기입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론적) 장소를 보여 주려는 데 있는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책에서 제시된 ‘회색지대’의 사례들은 식민체제 안에 들어와 있으면서도 저항적 정치 실천이 가능했던 ‘식민지 공공성’ 영역의 사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식민지 공공성’이 집단적인 움직임 속에서 가능한 것이라면,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엘리트의, 엘리트 개개인의 삶에 관한 서사이다. 그러므로이 책에서 발굴한 회색지대는 엘리트들이 습득한 근대적 학문과 지식, 기술이 ‘민족/ 국가’를 가로질러 ‘보편적’인 효과와 혜택을 낳은 사례들에 가깝다.
Abstract
Since July 2019, South Korea and Japan have been engaged in a cultural and economic conflict which originated in the differing stances of the two governments on the issues of sexual slavery and forced mobilization of Korean laborers before and during World War II. This ongoing dispute is a reminder that the fact of colonialism and the question of how it should be interpreted have not gone away: these are still present tense issues. The book’s subtitle The Origin of the Korean Elite, What Did They Do When They Came back to Korea? makes clear that the elite class which held power and influence in the newly born Republic of Korea were actually educated in Japan, at the Japanese Imperial University. This book examines evidence which sheds light on the motives of Korean students attending the Imperial University, describing their academic studies and their lives after the liberation. By revealing this enduring substratum of “Japanese origins” at the heart of the South Korean establishment, a current which is not generally realized by Koreans today, the book allows us to re-examine our origins and thus to better understand our present-day identity and situation. It also addresses the question of how to confront these difficult questions, proposing a “historicization of what happened during the colonial period,” which is not about hiding or minimizing the importance of our origins, but about facing up to reality as it actually happened.
참고문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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