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작가론 -이창동 소설과 영화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Director Lee Chang-Dong as an Author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Lee Chang-Dong’s Novels and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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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은 명망 있는 중견 소설가로 활동하다가 불혹의 나이에 영화계로 건너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거듭난 사람이다. 이창동의 영화는 소설가의 경력이 없었다면 쓰일 수 없었던 서사를 담고 있다. 나아가 이창동이 소설로 담아내고자 했으나 미진했던 영역까지 영화에서는 구현되고 있다. 이것이 이창동 영화의 새로움이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이고, ‘영화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영화감독 이창동의 작가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창동 영화의 전사(前史)가 되는 소설과의 연관성 속에서 영화에 접근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이창동은 문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컸으며. 1980년대 리얼리즘의 자장 안에 있는 작가였다. 그런데 그가 소설을 통해 집요하게 추구한 것은 1980년대 주류를 이루었던 리얼리즘 소설이 추구한 전형적 인물의 형상화나 역사적 전망이 아니라 핍진성이었다. 이창동에게 핍진성은 생생한 서술 이상의 것이었다. 그것은 삶이 드러내는 의외의 국면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이었고 진정성(authenticity)의 구현을 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향하는 진정성은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이며 그 해결은 윤리적인 세계의 실현과 통하는 것이었다. 그의 소설에서 경계적(境界的) 인물이 냉정한 시선으로 사건을 서술하고, 리얼리즘의 관습이나 전형을 벗어나는 의외의 구성이 두드러지며, 돌연한 갈등의 해결이나 긴장의 해소를 보여주는 비약적 결말이 편재(遍在)하는 것은 이러한 작가의식의 발로였다. 이러한 특성은 이창동 소설의 힘이자 통속적 결함으로 지적되곤 했다. 그런데 그는 이러한 작가의식과 창작방법을 견지하여 영화를 만들면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룬다. 그것은 소설에서는 선형적이고 사실적인 언어 서술을 고집하다 보니 단절이나 비약으로 보일 수 있었던 것이 영화에서는 고유의 매체 요소들이 융합⋅발동하는 가운데 화소간의 간극이 메워지고, 나아가 심오한 의미까지 구축하게 된다. 이창동 소설에서 주변과 경계에 머물렀던 인물은 영화에서는 카메라와의 역학 속에서 돌올한 핍진성을 획득하며 새로운 영화 캐릭터로 거듭난다. 소설에서 우연이나 비약으로 보였던 구성적 측면은 영화에서는 불균질한 요소들의 간극을 메우는 배우의 연기와 협업의 현장성, 관객의 의식작용을 이끌어내는 성찰적인 카메라워크의 활용으로 상쇄되는 것은 물론 다중적인 의미망을 형성한다. 또한 이창동 소설의 특징이었던 윤리적 지향에 의거한 비약적 결말은 봉합이 가능한 도덕적 비학이 일반화된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오히려 예술영화적인 열린 결말로 전화(轉化)할 수 있었다. 소설에서는 결함 내지 통속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었던 서술방식이 오히려 영화 서사에는 적합했던 셈이다. 이 결과 이창동은 1980년대 문청(文靑)의 문제의식과 창작방법을 영화 서사로 확장시켰으며, 이를 통해 영화 작가로 거듭나는 동시에 문학적이고 윤리적인 영화 작가주의의 지평을 열었다.
Abstract
Lee Chang-dong transformed himself from a reputed writer of medium standing into an auteurism director to represent the South Korean film after entering the filmmaking scene at the age of forty. His films contain narratives that would not have been possible without his career as a novelist and further implement the areas that he tried to depict in his novels, achieving insignificant success in the attempt. That is the core of newness and identity in his films and the reason for his success as an “film auteur”. It is thus essential to approach his films in their connections to his novels, which represent his history before his films, in order to complete a theory on the film director Lee Chang-dong as an author. Lee was a writer with the strong consciousness of literature’s social responsibilities within the magnetic field of realism in the 1980s. What he pursued in his novels tenaciously was verisimilitude rather than the typical embodiment of characters and historical prospects found in the mainstream realism novels of the 1980s. For him, verisimilitude was more than vivid descriptions. It represented a constant search for unusual aspects of life and attempt at the realization of authenticity. As far as he was concerned, authenticity did not end with raising a problem and lasted till its solution, which was in line with the realization of ethical world. In his novels, such writer consciousness of his was expressed in marginal characters’ focalization and narration of events in a cool-headed manner, the prominence of unexpected composition beyond conventions and types of realism, and the ubiquity of swift conclusions to show a sudden resolution of conflict or relief of tension. Those characteristics were often cited as defects in his novels and decisive reasons that his works were not included in the mainstream. He made remarkable achievements in film by maintaining his consciousness as a writer and writing method because unexpected compositions, swift conclusions, and sudden resolutions could be transformed into the fragmentary nature of images, the variables of actors’ performance and siteness, and moral occult art that could be sutured up in the medium of film. Those characteristics that could be regarded as defects in novels turned out to be fit for film narratives. It was through those characteristics that his films expanded the problematic consciousness and creative ethics of literary adolescents in the 1980s into the South Korean cinema and opened up a new horizon of aute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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