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仙들의 풍류와 소통 ― 『需雲雜方』을 통해 본 16세기 한 사족의 문화정치학
Confucian hermits' poetic adventure and communication in the 16th century : focusing on the cultural politics of Suwoon-Jabbang[需雲雜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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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16세기 향촌 사족 金綏(1491〜1555)의 음식조리서 需雲雜方에 대한인문학적인 시도이다. 모두 121항의 음식 및 음식관련 정보가 담겨진 수운잡방은오백여 년 전 안동 사림계층의 식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주목을 받아왔다. 본 연구는 발굴과 해석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의미에서 저자 김유의 저술행위에 주목, 그의 지식 실천이 갖는 사회문화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유학적지식 배경을 가진 김유가 당시 사대부들의 보편적인 글쓰기와는 달리, 일상적이고실용적인 정보를 체계화하고 지식화한 것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16세기 사족문화의 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운잡방의 저술은 음식에 대한 기호와 미각을 전제한 것이라는 점에서 親父와 養父로부터 물려받은, 김유의 풍부한 재지적 기반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리서의 저술은 사물에 대한 관찰과 분석 등 일정한 과학적 사고 위에서 가능하다는점에서 그 지적 연원을 추적하였다. 이에 그의 어머니가 세종대의 과학자 李純之의손녀이고, 그의 종고조부는 조선 건국기의 의학자 金希善이라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게다가 과학자 金淡은 그의 양조부였다. 특히 이순지의 손녀딸인 그의 어머니는 아흔이 넘도록 장수하며 김유의 전 인생과 함께 하였다. 전통시대 지식 전수의 방식을고려할 때, 김유의 과학적 사고 및 실용 학문에 대한 감각은 조상으로부터 전수된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을 통해 김유는 자연 및 사회 현상에 대한 관찰과 기록, 해석의 작업이 갖는 의미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김유의 조리서 저술을 둘러싼 문화정치학적인 의미를 논하였다. 문․무과의 과거를 준비했던 개인적인 경력이나 그가 교제했던 주변 인물 등은 김유를 유교인으로 호명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었다. 이와 함께 수운잡방이라는 용어가 周易 需卦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유학사상의 자장 내에서 저술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수괘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체를 양성시키는 가운데 큰 뜻이 이루어질 것을 기다리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에 처사를 자임한 그에게 ‘기다림’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았다.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본 바, 김유는 유학에 근거를두면서 신선의 삶을 추구한 儒仙의 이미지로 기억되었는데, 이는 곧 그의 사회적 실천의 한 방법이자 수운잡방의 저술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Abstract
This paper made a humanistic approach to Suwoon-Jabbang[需雲雜方], a cooking manual, written by Kim Yu[金綏, 1491-1555], a Confucian literati in Andong county in the 16th century. Contrary to Confucian scholar's general writing style, Kim Yu had much interest in ordinary and pragmatic information. He not only observed and recorded natural and social phenomena but also systematized and interpreted them. It seems that he inherited such scientific thought and pragmatic sense from his ancestors who were very famous doctors and scientists. Suwoon-Jabbang[需雲雜方] seems to be combination of scientific tradition and life philosophy. This paper argued that his book was a way of social practice which a Confucian-Taoist hermit ch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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