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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시론에 나타난 객관주의의 의미

The Meaning of Objectivism in Kim Girim's Po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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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김기림 시론을 이끌어온 일관된 원리와 동력 중 하나는 세계에 대한 주체의 객관적 태도를 바탕으로 시의 주관성을 지양하고 당대의 허무주의에 함몰되지 않으려 한 시적 노력이다. 이 김기림의 시도는 중기의 ‘객관주의’를 거쳐 후기 ‘과학적 시학’으로 나아가는 일련의 담론적 흐름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 담론의 흐름은 별다른 가치를 부여받지 못하고 ‘시의 과학화’로 오인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연구사적 현상의 주된 이유는 김기림 시론의 핵심 의미소인 ‘객관적 태도’를 반낭만주의적인(그리하여 주지주의 모더니즘을 지향하는),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태도의 부정 같은 의미로 단순히 한정해버린 데 있다. 그러나 김기림의 ‘객관주의’가 부정하는 근대시의 주관적 성향은 ‘주관/객관’에서의 주관이 아니라 ‘자아/세계, 예술/현실, 시/사회’ 등 주관과 객관을 분리하여 사고하는 근대의 데카르트적 분할을 가리킨다. 객관성을 추구하는 사고의 이면에는 시를 객관현실과 무관한(분리·독립된) ‘바깥’에 위치시키려는 초월적 시도에 대한 항의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김기림의 ‘객관주의’는 그러한 근대시의 분열적 메커니즘을 전복하고자 하는 사유이다. 이는 초기에서부터 그토록 강조해왔던 김기림의 세계에 대한 ‘객관적 태도’라는 개념이 이미 ‘전체’에의 지향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반증한다. 그의 전체시론이 중기 이후 보다 분명하게 확립되어 간 것은 분명하지만, 초기와 중기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 성립되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김기림의 ‘객관주의’는 시적 주체와 대상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한다. 세계는 ‘주/객’으로 엄격하게 분리된 관계에서 벗어나 시인과 함께 시작 과정에 참여하면서 주관 내에 어떤 인식을 창출하는 능동적 주체로 격상된다. 자아는 허공에서 현실로 육박하여 그 관계성 안에 스스로를 위치시키고 ‘내부/외부, 중심/주변, 주체/객체’ 따위의 이분법적인 분할을 무효화하는 지점에 서게 된다. 이렇게 정립된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토대로 김기림의 ‘객관주의’는 새로운 시 창작 방법론인 ‘각도의 이동’을 제시한다. 평면의 세계를 다시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이 시적 방법론은 단순히 새로운 각도로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세계의 일면(차이)을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김기림은 이처럼 차이의 생성에만 몰두하는 것이 오히려 예술과 삶을 허무주의로 이끌 위험성을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다. ‘각도의 이동’은 창출한 차이를 하나로 연속시켜 세계의 입체성을 회복하는 ‘종합’의 과정을 내재한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하는 점은 이 종합의 과정이 현재의 순간에서 미래의 무한으로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객관주의에서 ‘각도의 이동’은 평면적인 세계로부터 생성한 차이를 하나로 종합하면서 무한한 미래(세계의 입체적 전체)를 향하여 현실을 초극하는 ‘과정’인 것이다.

Abstract

Pondering over the history of poetry bas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poets and reality, Kim Girim explains that a metaphysical trend for poetry to rise above the world intensified after modernization. He determines that this contemporary flow of poetry is in danger of sinking into extreme nihilism for art and human beings. Created from this critical mind, Objectivism represents Kim Girim's unique concept and spirit of poetry. Objectivism, which principally denies the exogenuous transcendency of self in respect of the objective world, demands a new poetic attitude named as 'small subjectivity' upon poets. As the world participates in the creative process of poetry along with poets through this attitude, it is elevated to an active principal agent that creates certain awareness within subjectivity. Self approaches the reality of this world from void, and positions itself withi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and taking the point of negating binary divisions such as 'inside/outside, center/periphery, and the subject/the object.''Movement of angle' is the new methodology for poetic creation presented with this 'small subjectivity' as its central axis. 'Movement of angle' in Objectivism is a 'process' of overcoming reality aiming towards the infinite future (the three-dimensional whole of the world) while integrating differences generated in the two-dimensional world as one. Unlike extrinsic transcendency that abandons and leaps away from the present reality, the utopian disposition inherent within this process embraces the reality and moves towards the ideal. Kim Girim's Objectivism is a fierce poetic spirit that confronts the present futility and attempts to somehow transform that present reality into 'a process of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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