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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식의 증언 - 『텬로력뎡』 飜譯과 19世紀末 朝鮮語文의 傳統들

The Testimony of the Printing Form —The Translation of Tyeonroryukjeong(1895) and the Traditions of Korean Language in the late 19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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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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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1895년 발간된 『텬로력뎡』이라는 번역텍스트를 대상으로,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 조선의 다양한 文脈들이 어떻게 만나고 충돌하는지를 고찰하였다. 이전까지 연구들은 주로 근대적인 시각에 입각하여, 번역자 개인과 번역된 ‘글’에만 집중했다면, 이 글은 번역된 텍스트의 형태서지적인 특징과 이 텍스트에 개입하고 있는 다양한 동아시아의 어문 문맥들을 살폈다. 이를 위해 중국의 『天路歷程』과 조선의 『텬로력뎡』의 서지적 특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중국의 『天路歷程』은 묵독과 꼼꼼한 독서를 위한, 頭註, 구두점, 漢詩, 여백, 그림, 밑줄 등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나, 조선의 『텬로력뎡』은 그 중 그림과 밑줄을 겨우 갖추었을 뿐이다. 그것은 조선의 『텬로력뎡』은 그 이전 시기 『삼국지』 등 중국고전소설의 번역 관습을 따르고 있으며, 그 과정을 통해서 『텬로력뎡』은 조선 후기 한글소설의 전통이라는 文脈과 접속하게 된다. 특히 한글로 된 소설 언어와 방각본의 출판 판형을 계승하게 된다. 그런데 번역 과정에서 문화사적인 충돌이 발생한다. 번역자 게일 夫妻와 조선인 助事들은 『텬로력뎡』을 번역하면서 독자들이 꼼꼼히 읽고 스스로를 돌아보아 기독교의 진리에 접근하기를 의도했다. 그러나 실제 번역의 결과로 나타난 『텬로력뎡』의 판식은 꼼꼼히 읽기에는 그다지 적당하지 않았다. 이것을 한글로 번역된 『텬로력뎡』의 人名과 地名의 문제, 그리고 19세기 말 독서관습을 통해 살펴 보았다. 당시 조선의 서민 독자들은 어느 정도 익숙한 漢字와 漢文 語句에는 접근할 수 있었으나, 기독교에 의해 새로이 발견된 마음의 여러 상태를 지시하는 낯선 개념어로 이루어진 『텬로력뎡』의 한글 인명과 지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문화사적 체험이었다. 또한 이전의 독서관습과 그에 따른 소설 텍스트의 인쇄 형태는 모든 단어와 구절을 꼼꼼히 이해하는 것이기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면서 향유하는 것에 가까웠다. 꼼꼼한 독서를 요구했던 『텬로력뎡』 번역자들의 의도는, 조선 후기 (번역)문학체계에 접속하나, 그 접속이 깔끔하게 결합된 것만은 아니다. 『텬로력뎡』 번역에서 나타난 문화사적 충돌 지점은 19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서구적 개념과 문학이 번역되고 소개된 이후에야 해소될 수 있었다. 이 점에서 『텬로력뎡』은 韓國近代(飜譯)文學史의 前史로서, 그 근대적 전변을 충돌의 형태로 선취한 텍스트이다.

Abstract

Most researches on Tyeonrorukjeong(1895) put great emphasis that it is a complete translation using only Hangul. But the Korean literary context surrounding Tyeonrorukjeong is not simple. Many people thought that Tyeonroryukjeong was translated by J. S. Gale alone. In fact, the process of translation was possible with the help of Korean Helpers, for example, Yi, Chang-Jik. They used Tianlulicheng, the Chinese version of The Pilgrim’s Progress, as the original text. But there are fundamental differences between Tianlulicheng and Tyeonrorukjeong. Tianlulicheng was designed for close-reading. Many comments, pictures, underlines, and Chinese Poems made it easier for the readers to understand Tianlulicheng. This intent of the translators was realized with the help of suitable book design. But the case of Tyeonrorukjeong was different. Of course, J. S. Gale and his Korean helpers wanted their reader to read Tyeonrorukjeong closely, too. But they chose traditional book design in Korea. Throughout the Choseon dynasty, many Chinese Literary works like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had been translated and published. Many Koreans enjoyed them, so the literary polysystem of translation had already been formed and operated well. The translation of Tyeonrorukjeong also gained access to that system. They published Tyeonrorukjeong in the manner of wood-block prints (Bang-gak). This raises some problems. The book design of wood-block prints was not suitable for close-reading, but just "rough-reading". There was no room for comments in wood-block prints. So, some information was lost in Korean version, compared to Chinese one. Also, it was the first time in Korean Novel history that the states of mind were presented as conceptualized and personified. The readers of Tianlulicheng could understand it without difficulty, since the chinese characters were ideographs. But the readers of the translation in Hangul, which was phonographic, couldn’t understand many peoples’ name. In short, the Chinese version was suitable for close-reading but the Korean one was not. That's because there was a cultural and technical "time difference" between Shanghai, China and Seoul, Korea. This cultural-historical discord of the intention and the convention of translation, manifested in translation of Tyeonrorukjeong, was resolved only after the Western Literature and Concepts were introduced and translated in 1900s and 1910s. Tyeonrorukjeong is the example of prehistory of Moden Korean Translation Literature. Also it is the text where the scar of transition into the modern was deeply ca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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