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산 사건’과 동아시아 ‘기억의 터’ -한국인들의 기억을 중심으로-
The Manbosan Incident andthe Site of East Asian Memory -The Korean Memories as a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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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역사가 피에르 노라(Pierre Nora)는 실재하는 역사상을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라, 실재와 비실재의 경계를 허물고 사실을 참조틀로 삼지 않는 새로운 역사학을 모색했다. 새로운 역사학은 사실에만 한정되지 않는 광범위한 역사현상을 다루어야 하며, 그 역사학이 다루어야 할 영역을 ‘기억의 터(Lieux de memoire)’라고 명명했다. 기억의 터 작업의 특징은 과거 사건들 그 자체에 대한 연구라기보다는 사건들이 발생한 이후 그 사건들이 사회구성원들의 집단기억 속에 어떻게 취사선택되면서 수용되어 왔고, 정치적 담론 과정을 거치면서 어떻게 이미지를 구축했는가를 규명하는 작업이다. 만보산 사건의 기억을 둘러싼 투쟁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억의 균열이 시작된 것은 공식 기억의 해체라는 점에서 진전된 인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역사의 주체적, 내재적 발전과정을 묘사하고자 하는 국사(national history)체계 속에서 동아시아는 애써 지워야할 대상이 되어 왔다. 한국사라는 일국사 속에서 동아시아는 자연스럽게 한국인에게 적대적인 시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사대를 굴욕으로 받아들이는 인식하에서는 세계와의 조우를 고민하고 사유하는 국제적인 시야와 철학을 만들어낼 수 없다. 만보산 사건을 일제의 대륙침략을 위한 음모론적 시각을 바탕으로 민족주의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구체적인 사실조차 규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반일 민족주의에 의해 압살되었던 소수의 목소리를 복원할 수도 없다. 이제 동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기억 만들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만보산 사건은 동아시아 각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유해온 기억의 터전이었다. 만보산 사건을 새로운 동아시아 ‘기억의 터’로 만들 수 있을 때, 동아시아는 서로 공유하는 기억을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동아시아 ‘기억의 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상징물, 기념비, 축제 등의 ‘문화형식’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야말로 동아시아의 역사 연구자들에게 나아가 인문학자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새로운 과업이 될 것이다.
Abstract
The French historian Pierre Nora sought out a new historiography that does not try to reconstruct the actual past, but instead removed the boundary between the real and the unreal. The Manbosan Incident, which erupted on July 1931 at Changchun County in Manchuria centering on Korea and spreading throughout East Asia, has until now had become a memory that was interpreted as a part of the nationalist history of each country. The Manbosan Incident had functioned as a site of memory for each country. Yet the memories surrounding the Manbosan Incident has now become the subject of controversy in Korea. This research seeks to examine this issue in terms of how nationalist Korean history after liberation treated the incident. It is hoped that through this effort a new site of memory for East Asia may be discovered. The Manbosan Incident was a conflict between Korean and Chinese farmers in Changchun County that became mixed with an anti-Chinese incident because of an erroneous report by the Chosun Ilbo. The distorted reports of the Manbosan Incident resulted in anti-Chinese incidents, and Koreans living in Manchuria tried to block attacks on Koreans by the Chinese. Korean nationalists formed a committee that revealed that the incident had resulted from a conspiracy by the Japanese consul and police in Changchun to give misleading information to a Chosun ilbo reporter. East Asian History has been a subject to be erased in Korean nationalist history, which seeks internal and autonomous process of development. But it is now time to create a new site of memory for East Asia. The Manbosan Incident is a site of memory that has been transmitted differently in each country. When the Manbosan Incident becomes a new site for East Asian memories, then it can become a starting line for a memory shared by everyone in East Asia. In order to continuously maintain this new site of East Asian memory, “cultural forms” such as symbolic items, commemorations, festivals, etc. need to be prepared. Are not these the new kinds of tasks those that are demanded of researchers of East Asian history, as well as the researchers in the huma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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