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자 최수철의 시학 연구
The Poetics of Chungryungja Choi Soo-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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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에서는 조선 후기 소론 사대부의 일원인 청령자 최수철(1683~1712)의 문집인 『청령자유고』(淸泠子遺稿)를 대상으로 하여 그의 시학을 연구한다. 최수철은 지천 최명길의 현손으로, 조선 후기 소론의 대표적인 관료 문인인 명곡 최석정의 종손이자 곤륜 최창대의 종질이기도 하다. 가문의 적장손으로서 받은 기대와는 달리, 최수철은 화려한 환로(宦路)로 나아가지 못했다. ‘출세하지 못한 사대부’라는 그의 정체성은 오히려 그가 독창적인 시문학을 전개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대부가 정치관료로서 어떤 영향력를 발휘하고 공적 관계를 넓혀갈 수 없다면, 그의 사대부적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고 발현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의 맥락에서 최수철은 사대부로서 존재하기 위한 방법을 문학적으로 모색한다. 우선 최수철은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문학적 양식을 아울러 학습하면서, 전고의 주체적인 활용을 통해 ‘문학사’의 여러 거장들과 교감한다. 특히 이규보의 설시(雪詩)에 차운한 시에서, 최수철은 다양한 전고를 도습(蹈襲)하는 대신, 사회에 대한 통찰과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찬탄에 기반한 새로운 의경(意境)을 창안한다. 두 번째로 그는 관료계의 정치역사적 현실 대신 자연 속에 존재하면서 경물(景物)과의 혼융을 꾀한다. 사대부들 간의 교유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는 ‘홀로’ 존재하면서 경물과 공동체가 된다. 이로써 자연스럽게 최수철의 한시는 경물에 대한 담박(淡朴)한 묘사와 정경혼융이 돋보이는 당풍(唐風)을 띠게 된다. 환골탈태법과 당풍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최수철의 한시는, 일찍이 환골탈태법과 학두(學杜)의 전통을 완벽하게 결합시켰던 해동강서시파의 대표적 인물인 읍취헌 박은의 한시를 충분히 계승하고 있다 하겠다.
Abstract
This essay investigates The Posthumous Works of Chungryungja written by Choi Soo-chul, who was a member of one of the most prominent literati families of the late Chosun period. Although his background was outstanding, he did not pass the civil examination and failed to be an government official. He figured out a way to fashion himself as a proper scholar-official(士大夫) in terms of literature: first, he deeply learned and alluded to varied styles and genres of East-Asian classical poetry, finding his place in literary history. Studying the poetics of Jiangxi School of the Song dynasty, he creatively reconsidered traditional references of the East-Asian classical poetry, and configured a new dimension of poetic meaning. Also, he replaced the stereotypical world of real politics in poetry with his everyday life in nature, embodying the Tang poetic style(唐風) based on the integration of nature and the poet's mind. It can be said that he is a true successor of Park Eun, who was the leading figure of the Jiangxi School of the East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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