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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당본풀이〉에 나타난 이문화 간 공존과 선택의 문제

A Study on the Coexistence and Choice of Different Cultures in Yeongdeungdangbonp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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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영등당본풀이〉의 ‘식인(食人)’ 모티프는 그간 연구사에서 검토된 적이 없다. 식인주의, 곧 카니발리즘(Cannibalism)이 타자에 대한 담론으로 이해된다는 점을 상기하면 〈영등당본풀이〉의 ‘식인’ 모티프는 의미심장하다. 제주를 방문했던 조선시대 문인들의 기록에서 타자는 늘 제주도였다. 그러한 제주도에서 외눈박이섬을 상상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먼저 〈영등당본풀이〉에 나타난 외눈박이섬은 일종의 접촉지대다. 외눈박이섬에서 식인을 하는 문화와 식인을 하지 않는 문화가 우연히 조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문화(異文化)들의 마주침 속에서 영등대왕은 순간적으로 외눈박이의 시점을 취해 중개자 역할을 한다. 여기서 어부들이 영등대왕의 충고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어부들의 판단은 〈영등당본풀이〉가 이문화 간 선택과 공존의 문제를 함축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문화 간 선택과 공존의 문제를 말하기 위해 ‘외눈박이섬’이 상상되어야만 했다는 사실은 유념할 만하다. 제주도라는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이 상상되어야만 했던 이유는 조선시대 문인들의 기록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이들에 따르면 제주도의 풍속은 매우 유별난 것으로 그것은 필시 유교에 의해 교정되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미 한쪽으로 치우친 상황에서 제주도라는 공간 ‘안’에서 문화적 선택과 공존의 문제를 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문화적 선택과 공존의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라도 한수리 고깃배는 외눈박이섬에 표착해야 했던 것이다.

Abstract

The motif of ‘cannibalism’ found in the “Yeongdeungdangbonpuri” has not been examined in research history. Considering that cannibalism is understood as a discourse on others, the “cannibalism” motif of “Yeongdeungdangbonpuri” is significant. In the records of Joseon Dynasty writers who visited Jeju, Jeju Island was always portrayed as the other. What does it mean to imagine a one-eyed island in Jeju Island? First, the one-eyed island shown in “Yeongdeungdangbonpuri” is a contact zone. This is because the culture of cannibalism and the culture of not cannibalism on a one-eyed island are accidentally encountered. In the midst of these cross-cultural encounters, King Yeongdeung momentarily takes the point of view of a one-eyed person and acts as a mediator. It is worth pointing out here that fishermen did not unconditionally accept King Yeongdeung’s advice. The judge of fishermen shows that “Yeongdeungdangbonpuri” implies the problem of choice and coexistence between different cultures. However, it is worth noting that the “one-eyed island” had to be imagined to talk about the problem of choice and coexistence between different cultures. The reason why a space other than Jeju Island had to be imagined can be inferred from the records of writers during the Joseon Dynasty. According to them, the customs of Jeju Island were very unusual, and they had to be corrected by Confucianism. It would have been difficult to discuss the issue of cultural choice and coexistence in the “internal” of Jeju Island when it was already biased to one side. To talk about cultural choice and coexistence, the Hansu-ri fish boat had to land on a one-eyed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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