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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에 나타난 ‘자연’의 형상과 의미

The Shape and Meaning of “Nature” in Gi Hyeong-do'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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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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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형도의 시에서 삶의 부정적 계기들과 절망을 지양하고 희망을 생성하는 계기로서 나타나는 ‘자연’의 형상과 그 미학적‧생태적 의미에 주목하였다. 이는 강력하게 우리를 규율하고 있는 대도시적 삶과 산업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대응하는 기형도의 시적 방법론을 밝히려는 시도이다. 기형도의 시가 채택하고 있는 물화(物化)된 자연의 이미지는, 자본주의 산업화속에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조차 소외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다. 「종이달」, 「조치원」, 「봄날은 간다」, 「오후 4시의 희망」 등에 나타나는 딱딱하고 물화되어, 비생명적 사물처럼 재현되는 자연의 이미지는 부속품처럼 사물화된 사무적인 삶 속에서 점차 생명성이 거세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얼굴과 겹친다. 기형도는 불안하고 기이한 이미지로 재현되는 자연물들을 통해, 시스템의 질서에 익숙해진 우리의 감각 체계를 교란시킴으로써,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추동한다. 기형도는 현실의 질서를 균열시키고, 경화(硬化)된 주체들의 내부를 흔들어 변화를 꿈꾸게 하는 매개로 ‘눈’과 ‘물’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진눈깨비」, 「희망」,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밤눈」 등에 나타나는 눈, 눈물, 물의 형상은 자연 현상에 내재하는 물의 순환과 유동성을 통해 얼어붙은 현실을 깨뜨리는 상징으로 드러난다. 기형도의 시는 이와 같은 자연현상을 통해, 죽음과도 같은 현실의 논리를 지양하는 변증법적 인식 구조를 보여준다. 기형도는 끊임없이 주체를 개별화시키고 연결과 연대를 훼손하는 자본주의적 삶 속에서 타자와의 공생을 회복하고, 함께 살아감의 윤리를 잊지 않으려 했다.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2」, 「포도밭 묘지 1」, 「포도밭 묘지 2」, 「겨울・눈[雪]・나무・숲」 등의 작품에서 기형도는 죽음의 순간에 찾아오는 구원을 자연의 재생과 순환의 섭리에서 발견하고자 했다. 기형도에게 자연에 대한 믿음은, 움직이지 않는 현실에 대항하여 변화와 생성의 계기를 형성한다. 자연이라는 신체와 접속함으로써 기형도의 시는 미래에 재생될 희망의 형상을 그려낼 수 있었다.

Abstract

This paper focuses on aesthetic and ecological aspects of nature in Gi Hyeong-do's poetry which create hope to sublate despair. I attempt to represent his poetic methodology against the violence of industrial capitalism and the regulations of metropolitan life in my paper. His poetry delivers images of objectified nature which reflect self-alienated us from capitalistic industrialization. Through anxious and weird imagery of natural objects, provoking new recognitive possibility, his poetry confuses reader's sensory system accustomed to the established order. To rupture the established order and confuse stiffened identity, his poetry presents images of “snow” and “water” as a medium of conversions. In his poetry, aspects of nature shows dialectic structure, sublating logic of reality such as death. His poetry never ceases to recall ethics of togetherness for recovering symbiosis against the modern life which ruins solidarity thorough the individualization of subjects. For him, the belief to nature is the essence of transformation and creation, which is correspond to obstinate reality. His poetry can depict the shape of hope recovered in future by accessing to embodied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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