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적 인간론 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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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초록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최대 모순의 하나는, 한편에서는 평등 및 인간적인 정(情)으로 진하게 어우러진 공동체의식과 다른 한편에서는 불평등과 비인간적인 상하관계로 잘 길들여진 위계질서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위계질서는 국가의 관료제도뿐만 아니라, 기업, 교육기관 등 사회의 모든 분야에 속속들이 그 뿌리를 드리우고 있다. 이 완강한 위계질서는 사회적 불평등을 끊임없이 재생산해내고 공동체적 단합을 뿌리째 뒤흔들어놓는 병원체로 암약한다.무엇보다 공산권의 몰락과 더불어 자본주의 체제의 전제적 세계 지배가 관철되었다. 그에 편승하여 현재 '세계화'의 폭풍이 또한 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리하여 자유경쟁과 빈부격차와 사회적 불평등까지 세계화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궁극적 승리가 예찬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소리 높이 절규된다.그 와중에 신자유주의가 풍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계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개인주의'와 개인에 대한 개입을 통해 공동체적 결속을 지향하는 '집단주의'의 대결로 점철될 것이라고 나는 전망한다. 자유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자본가계급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대부분의 강제적·규범적 사회통제 수단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원주의에 뿌리를 드리우고 있는 자유주의적 정치구조는 결국 자본가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계층의 이해관계를 충실히 반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자유주의 하에서는 계급적 불평등이 선천적이다. 자유경쟁'과 기회균등'의 자유민주주의적 구호 가장자리에는 언제나 빈부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이 음습하게 공생하고 있다. 그를 치유하기 위한 국가의 개입은 사유재산, 곧 개인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명분아래 곧잘 저지된다. 아울러 정치적 영역을 벗어난 사회의 다른 분야, 예컨대 사회조직, 경제구조 등에서의 민주화 노력도 시장경제의 원칙을 위배한다는 이름 밑에 흔히 억눌림 당한다.개인'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보편적이고 평등주의적이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모두 평등한 권리와 평등한 가치를 지닌 평등한 존재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개인주의가 표방하는 개인'은 거인'이다. 왜냐하면 자유주의는 힘'의 논리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힘이 있는 자만이 자유경쟁'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힘은 자본에서 나온다. 자유주의적 개인주의는 결국 거인주의'로 귀결된다.도식적으로 표현하자면 근대 이후의 역사는 평등 없는 자유'(자유주의)에서 출발하여, 한편으로는 자유 없는 평등'(국가 사회주의)의 실험적 거역(拒逆)을 거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 속에서의 평등'(자유민주주의 및 사회민주주의) 단계로 항진해왔다고 할 수 있다. 역사의 비약적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우리 시대의 가장 실현 가능한 최고이상은 자유의 기본전제 하에서 최대한의 평등을 현실화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하기 위한 자유', 즉 '적극적 자유'(positive freedom)를 쟁취하기 위한 길에 보다 완강히 나서야 한다.오늘날 '혁명'이 유실된 틈새를 헤집고 신자유주의의 유령이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세계에서 그래도 실현 가능한 사회적 평등의 구현 수단으로 과연 무엇이 남아 있겠는가? 복지국가 체제 정도가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