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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번역의 한국 근현대사적 의의 - 한용운과 조지훈의 경우를 중심으로-

The Historical Significance of Caigentan Translation in Modern Korea - Focused on the Case of Han Yong-Un and Cho Ji-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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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철학

초록

한국 근현대사에서 『채근담菜根譚』은 단순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때 유행했던 한문 고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채근담의 한글 번역본인 만해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의 정선강의精選講義 채근담菜根譚과 조지훈(趙芝薰, 1920~1968)의 신채근담新菜根譚은 한국의 정치 사회적 격동기를 살아낸 지식인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이후로 이어지는 시기에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지식인이 가졌던 문제의식과 그 타개책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채근담 번역과 출간 과정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만해는 시대 변화에 뒤떨어진 조선 사회에 어떻게 개화 의식을 수용하고 근대화를 이룰 것인가를 고민했다. 지훈은 독재 권력과 그 주위에서 기생하는 권력층의 비양심과 변절을 어떻게 극복하고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이루어 낼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들의 문제의식과 그 타개책은 똑같이 채근담 번역으로 나타났다. 만해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단순 계승하기보다는 자기 수양修養을 기초로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계몽적 동기에서, 그리고 지훈은 민주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권력층의 자기 수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기 위해서 채근담을 번역했다. 만해와 지훈 두 사람은 똑같이 문헌 비평적 관점에서 채근담 원전의 편집 체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관점에서 문헌을 재구성하고 길게 설명을 가했다. 두 번역본에서 공통으로 「수성修省」이라는 편명이 확인되는데, 이는 사회의 계몽과 발전은 사회구성원들 특히 식자 권력층의 자기 수양 즉 수양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지훈은 지조志操를 역설하면서 그 대표적인 인물로 만해를 거론했고, 채근담 번역 과정에서도 그의 번역을 참고했다. 만해와 지훈의 채근담 번역은 한국 근현대사의 깊은 족적이다.

Abstract

In the context of modern Korean history, Caigentan 菜根譚 holds a significance beyond being a classical Chinese text that was once popular in the East Asian region. The Korean translations of Caigentan, specifically Han Yongun's and Jo Jihoon's, reflects the societal concerns of modern Korea during times of political and social upheaval. The translation reveals the concerns and solutions of intellectuals who represented Korean society from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o the post-liberation era. Han Yongun emphasized the need to create new values based on self-cultivation and enlightenment, departing from mere traditional values. Jo Jihoon emphasize that the foundation for achieving a democratic society lies in the self-cultivation of the ruling class. Both individuals took a literary-critical perspective, free from the constraints of the original compilation system of Caigentan, to reconstruct and expound on the text according to their own viewpoints. Jo Jihoon discussed Han Yongun as a representative figure while challenging the traditional mindset, and even in the process of translating Caigentan, he referenced Han Yongun's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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