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위기와 대안적(代案的) 사회철학의 모색
The Crisis of Philosophy and the Quest for the Alternative Social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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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지금까지 우리 철학계는 정치하고 세련된 양태의 서구 중심의 외래 철학을 소개해명하는데 익숙해진 까닭에 서구적 사유틀의 우월성을 당연시 여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론 사대주의적패배주의적’ 태도를 견지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비록 서구의 철학사상만큼 세련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치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어찌 보면 조야하기까지 한 그렇지만 우리의 현실을 자주적인 각도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자생적 철학체계를 산출해 내려는 시도에 대해서, 이를 우습게 여기거나 냉소적인 자세로 응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바로 이처럼 우리의 현실을 우리의 문제의식에 의거해 바라보고 그로부터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자생적 철학체계가 아직 정립되어 있지 못한 상황, 그럼에도 이를 위기적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이것이 오늘의 ‘철학 위기’의 본질이다. 하지만 현 위기는 한국적 철학체계를 정립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촉진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그 같은 시도들의 추진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출발점’이다. 나아가 이로부터 ‘우리의’ 현실을 대상으로 삼아 ‘우리의’ 시선으로 사회구조적 모순과 한계를 드러내고 그에 맞는 해결적 대안을 모색하는, ‘우리 식의’ 주체적이며 창조적인 철학(함)의 모델을 정초하고 수립해 나가는 구체적인 모색 작업이 이끌려 나올 것이다. 한편 철학은 기본적으로 현실 문제를 조망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는 ‘실천적 이론체계’, 즉 이론과 실천의 통일체로서의 ‘실천적이며 비판적인 사회철학’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생적 철학체계’는 ‘자생적 사회철학 체계’의 형태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자생적 철학체계의 수립을 위한 ‘고유한’ 이론적 단초나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우리의 처지에서, 한국적 철학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외래의 철학사상을 기초로 하여 추진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이론적실천적으로 설득력 있다고 판단되는 서구의 유력한 철학 유형을 우리의 현실에 맞게끔 부분적 혹은 전면적인 수정과 변용, 비판적 재구성을 통해 ‘대안적 철학체계’를 산출해 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물론 이러한 ‘대안적 철학체계’ 역시 ‘실천적 철학관(觀)’의 맥락에서 ‘대안적 사회철학’의 형태를 취해야만 한다. 이렇게 볼 때, 철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의 구체적 양태는 ‘궁극적’으로는 ‘자생적 철학체계의 정립’으로, ‘잠정적’으로는 ‘대안적 사회철학의 산출’로 귀착된다. 물론 이러한 대안적 사회철학이 한국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읽어내는 고유한 철학체계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나갈 경우, 그것은 ‘자생적 철학체계’의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게 됨으로써 잠정적으로 ‘한국적 철학체계’로서 평가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