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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방계 혈통 국왕, 선조(宣祖)와 그림 속 주인공이 된 여성과 하층민 ―풍속화 이해를 위한 시론

The Redefined Pictorial Importance of Women and the Lower Class and Its Relation to King Seonjo, Joseon’s First King of Collateral Line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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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미술

초록

조선 사회에서 기녀나 시종과 같은 하층민은 주로 지배층 행사의 부수적 인물로서 재현되었다. 특히 반정(反正)으로 중종(中宗, 재위 1506-1544)을 새 국왕으로 추대할 만큼 신권이 강해진 16세기 지식인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지체 높은’ 남성 관료들이 주인공인 그림이 성행했다. 이 논문은 이렇게 고관대작(高官大爵)들만이 그림의 주인공이던 조선 사회에서 선조(宣祖) 재위기(1567-1608)에 여성과 하층민이 ‘갑자기’ 새롭게 재현된 맥락을 살핀 연구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이러한 시각 이미지들의 출현과 관련하여 조선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선조 대의 대표적 두 사건인 1575년의 붕당 정치의 시작과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을 주목하였다. 1580년대에 제작된 선조 대의 왕실 후원 행사도에서는 이전까지 대개 뒷모습을 보이며 존재감 없이 일렬로 앉아 있는 모습으로 재현되던 여기(女妓)와 시종들이 행사의 주인공들만큼이나 부각되어 그려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고위 관료들의 모임 그림이 가장 성행하던 시기에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 하층민이 재현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낯선 이미지의 출현은 절대로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이 논문은 주목하였다. 임진왜란 직후의 선조 통치기에 ‘노모’ 즉 여성이 ‘경수연(慶壽宴)’의 주인공으로서 ‘사회적인’ 주목을 받으며 그림의 주인공이 되었는데, 이 점 역시 선조의 의도와 관련된다. 선조가 후원한 <경수연도>에는 마부나 가마꾼이 일반 백성들과 함께 경수연을 ‘구경하는’ 인물로서 중요하게 재현되었다. 이들 가마꾼이나 마부, 구경꾼들은 그림의 주인공 이상으로 경수연에 대한 미담을 전파하는 핵심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경수연도>가 집중적으로 제작된 시기는 공신 선정 등 임진왜란에 대한 전후 평가가 이루어지던 시기였는데, 1604년에 선조가 대대적으로 임진왜란의 공신을 봉하면서 마부들에게 초상을 그려 준 일도 주목된다. 이렇게 마부들을 공신으로 지정한 예는 선조 이전에는 없던, 당시 사대부들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 논문은 이러한 선조 대의 여성과 하층민에 대한 낯선 재현이 방계(傍系) 혈통으로 최초로 국왕이 된 선조가 지닌 정치적 위기의식과 동시에 이들 하층민에 대한 그의 특별한 공감대 속에서 나온 것임을 논증한 연구다. 동시에 이 글은 선조 대에 출현한 이러한 시각 이미지가 이후 조선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 형성과 이를 토대로 한 풍속화의 출현에 미쳤을 영향에 관해서도 탐색하였다.

Abstract

This paper explores the context behind how women and the lower class in Joseon society were newly portrayed at a time when only the dignitaries were depicted as the main characters of a painting. In Joseon society, people of lower classes like ginyeo (courtesans) and chamberlains were mainly drawn as subsidiary figures in part of the ceremonies of the ruling class. However, during King Seonjo’s reign (1567-1608) they received unprecedented spotlight in several paintings. In reference to such change in pictorial representations, this paper focuses on two events during King Seonjo’s reign, the start of faction politics in 1575 and the Japanese invasion of Korea in 1592, that fundamentally transformed the Joseon society. The gist of this paper stems from the drastic change in how the focus of the lower class in paintings was magnified and how the change intertwined with King Seonjo’s collateral lineage. The ginyeo and chamberlains, who historically had negligible presence in most paintings with only their backs drawn, came to have the main presence in the painting Gathering of High- Ranking Senior Officials dated 1584 when paintings of high-ranking officials had strong prevalence. This was not something that could be attributed to coincidence or natural occurrence with time, a point that this paper aims to shed light on. During King Seonjo’s reign right after the Japanese invasion of Korea, women became the central figures of the painting Banquet Hosted by High- Ranking Officials in Honor of Their Old Mothers amidst great social attention. This was another facet that alluded to something in connection with King Seonjo’s political intent to ameliorate the dishonored reputation of the upper class during the Japanese Invasion of Korea. In the painting of the banquet sponsored by King Seonjo, grooms and servants were depicted as important figures along with ordinary people for they played a key role as onlookers in spreading favorable stories. It is also worthwhile to note that King Seonjo ennobled the grooms, granting their own portraits in 1604. Such appointment of meritorious subjects to the grooms was an unprecedented event that came as a shock to many scholar officials at the time, triggering a change in view of the people from lower social classes. This paper aims to prove that the atypical portrayal of women and the lower class during King Seonjo’s reign came as a response to his political crisis and from his particular empathy as the first King of collateral bloodline. The paper also explores the effects that such emergence of change in paintings had on creating a new perception of the lower class and on the appearance of genre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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