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불가능의 시대와 회색의 좌표―이병주의 "관부연락선", "지리산"에 나타난 지식의 표상을 중심으로―
The Age of Impossibility for the Neutralism and the Coordinates of Gray Color―Mainly about the Representations of Knowledge in Lee, Byung-Ju’s The Gwan-Bu Ferry Ship and The Mountain Ji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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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관부연락선>과 <지리산>에 나타난 이병주의 문제의식을 규명하고자 한 연구이다. 두 소설의 주동인물인 유태림과 박태영은 극심한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도중립성을 지키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태도는 ‘회색의 사상’이라 일컬어지면서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병주가 내세운 중립주의는 양 진영으로부터의 비난을 감내하면서라도 자신의 신념을 견지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의 소산이며 해방 후에도 여전히 극복되지 못한 식민성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보아야 한다. 주목할 것은 이병주가 중립주의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지적 편력과 지식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묘사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다는 점이다. 유태림과 박태영은 공적 교육 시스템이 붕괴된 일제 말기를 거치며 지적 공백기를 경험한 인물들이다. 심지어 일제 말기의 학교기관은 학병을 동원하기 위한 창구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지적 갈망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경로였던 독서는 책의 내용과 관계없이 불온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지식의 유통망 속에 개입하는행위는 곧 정치적인 것으로 맥락화될 수밖에 없었다. 더 나아가 <관부연락선>과 <지리산>은 일종의 짝패 관계를 형상화하고 있는 소설이다. 유태림과 박태영은 이른바 학병세대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지만 이후의 행보는 유의미한 대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해방 후 교사가 된 유태림은 진영논리에 따라분화된 학생들을 중간자적 입장에서 중재하며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는 여운형 암살 사건과 함께 본격적으로 단정반대 운동에 뛰어들게 되고, 한국전쟁과 함께 행방불명된다. <지리산>의 후반부는 <관부연락선>의 서사가 멈춰선 그 지점부터 시작되는데, 결국 박태영은 자유주의, 허무주의, 공산주의를 모두 비판하며 홀로 ‘빨치산’이 되는 길을 택한다. 그가 지난한 지적 편력의 끝에서 발견한 근본적 욕망은 어디에도 복속되지 않는 주체로서의 지위를 갖는 것이었다. 비록 그들의이야기는 중립주의의 실패담으로 귀결되지만, 이를 통해 이병주는 소설 속에서의 실패가 소설로서의 실패가 아님을 보여주고자 했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stablish Lee’s awareness of the problem in The Gwan-Bu Ferry Ship and The Mountain Jiri. The main characters of the two novels are portrayed as those who try to maintain neutrality in the face of intense ideological confrontation. This attitude has been a target of criticism, referred to as ‘gray thinking’. However, Lee’s neutrality should be seen as a product of his will to maintain his faith, even while enduring criticism from both sides, and a problem of colonialism that has still not been overcome after liberation. What’s noteworthy is that Lee Byung-joo spends considerable weight on portraying the main character’s intellectual bias and self-consciousness as an intellectual in the process of shaping neutrality. Yoo Tae-rim and Park Tae-young are figures who experienced an intellectual hiatus through the end of the colonial era, when the public education system collapsed. Even school institutions at the end of the Japanese colonial era were reduced to a channel for mobilizing student soldier, and reading, which was the only way to satisfy their intellectual yearnings, was often considered rebellious action regardless of the content of the book. To intervene in the distribution of knowledge in these times is soon was forced to as a political context. Furthermore, the novel, The Gwan-Bu Ferry Ship and The Mountain Jiri can be seen as a kind of relationship. Yoo Tae-rim and Park Tae-young share common ground in that they were the so-called student soldier generation, but their subsequent moves show a significant contrast. Yoo Tae-rim become a teacher after liberation and meddles students who are differentiated according to the ideologic side logic and tries to maintain a balanced view. However, with the assassination of Yeo Un-hyung, he is now engaged in a campaign against the single government in earnest, and he is missing along with the Korean War. The second half of The Mountain Jiri begins at the point where the epic of The Gwan-Bu Ferry Ship has stopped, after which Park Tae-young takes the path of being a partizan alone, criticizing liberalism, nihilism and communism. The fundamental desire he found at the end of his last intellectual quest was to have a status as an agent who was not subjugated to anything. Although their story boils down to the failure of neutrality, Lee wanted to show that failure in novel was not a failure as a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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