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前衛)와 일상(日常) ― 현대문학사의 두 가지 기본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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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초록
중국현대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20세기 중국문학’은 여전히 의론이 분분한 핵심어 중 하나다. 중국의 경우 근대와 현대, 그리고 당대의 시기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아직도 이와 관련된 이론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국내외 학자들 모두가 합의한 시대구분론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현재 푸단대학(復旦大學)에서 중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천쓰허(陳思和)의 경우 이 문제에 대해 ‘20세기 중국문학’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근대, 현대, 그리고 당대는 모두 하나의 개방형 총체라고 정의한다.21)이전의 문학사는 구문학(舊文學)과 신문학(新文學)의 구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기준으로 한 현대와 당대의 구분 등 기존의 시대구분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니 그 존재조차 언급되지 않는 훌륭한 작품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것이다. 이에 문학사에서 틀에 박힌 시대구분을제거하고 근대부터 당대까지의 문학을 하나의 총체로 바라보자는 것이그의 주장이다. 천쓰허는 그간 정치적 기준에 의해 인위적으로 단절시켰던 문학의 흐름들을 복원시키고 그 속에서 어둠에 싸여있던 작품들을새로이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만약 시대구분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문학사를 서술할 것인가?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공명(共鳴)과 무명(無名)’, ‘비공개적글쓰기(潛在寫作)’ 등의 개념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출판된 바있는 <중국당대문학사>의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이 개념들을 대략적으로 풀이해 두었다. 천쓰허의 문학사는 ‘문화’를 중심으로 서술되어있는데, 공명의 경우 하나의 주제가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어 그 시대를지배하는 형태의 일원화된 문화상태를 일컫는다면, 무명은 하나의 통합된 주제 없이 각자 나름의 문화가 다원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라 할 수있다. 그리고 비공개적 글쓰기는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그 당시에는 발표될 수 없었으나 후에 발굴된 작품들(편지 및 일기 포함)을 뜻한다. 한국어 번역본의 경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일부 장절들이 삭제되어 그 본래의 구조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원저 중국당대문학사교정(中國當代文學史敎程)에서는 서술구조가 분명하다. 한 장은 총 네 절로 이루어져있고, 첫 번째 절은 개괄, 두 번째 절은 공명의 작품, 세 번째 절은 무명의 작품, 네 번째 절은 비공개적 글쓰기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순서는 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천쓰허의 문학사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개념들에 대한 이해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당대문학사가 중국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뒤, 천쓰허는 중국현대문학사를 편찬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비록 개방형 총체라고는 해도 현대문학사를 당대문학사와 같은 틀거리로 서술할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파생된 개념이 바로 ‘전위와 일상’이다. 이는‘공명과 무명’의 개념과 유사하지만 또 다르다. ‘공명과 무명’이 특정 문화상태를 정의내리기 위한 개념이라면 ‘전위와 일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시의 미학적⋅정치적 상황 및 전통과의 단절 문제, 예술과 대중의관계 등의 문제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하버드(Harvard)대학 왕더웨이(王德威) 교수와 쑤저우대학(蘇州大學) 판보췬(范伯群) 교수의 노력으로 새롭게 조명 받는 만청소설과 통속소설, 또 기존의 문학사에서 좌경화 노선에 의해서만 서술되었던 좌익소설이 천쓰허의 문학사관에서 어떻게서술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천쓰허 문학사관의 핵심은 ‘사람’이다. 그는 문학작품이 그 어떤 문학사보다도 더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고 그 힘의 원천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은 사람들의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것은 곧 우리의 삶이자 역사라는 것이다. 따라서 천쓰허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들이 작품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이며 그 감정을또 다시 새롭게 표현해 엮어나가는 것이 문학사다. 이 때문에 천쓰허의문학사는 근거가 부족한 개인적 감정의 토로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오히려 이러한 ‘사람’과 사람의 ‘마음’ 및 ‘감정’을 건드리는 그의 분석에서우리는 기존의 문학사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느끼게 된다. 부족한 번역이지만 이 글이 천쓰허의 문학사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데 자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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