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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군주’ 건륭제乾隆帝가 조선에 보낸 선물의 성격-정조正祖연간을 중심으로-

Gifts of Diplomacy and Cultural Exchange: Qianlong Emperor's Bestowals to Joseon in the Late 18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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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건륭제는 18세기 후반, 조선에 어필, 서책, 고급 공예품과 문방구 등을 하사하였다. 이들은전통적인 조공 의례에 규정된 물건이 아니었다. 건륭제의 하사품은 황제의 서재에 있을 법한 완상물로서 황제의 필적과 개인적인 취향이 담긴 것이었다. 본 연구는 하사품을 건륭제의 어필 및 서책과 서재에서 사용하는 문방완물로 나누고 그 구체적인 의미를 살펴보았다. 초기에 건륭제가 조선에 보낸 어필은 강희 연간부터 번국들에게 편액이나 깃발용 어필을 하사하는 관습을 이은 것이다. 기존의 어필이 번국을 다스리는 지배국의 위계(hierarchy)를 노골적으로드러내는데 비해 1780년대는 그러한 경향이 줄어든다. 1783년에 내린 어제시와 덕부심구첩은칠십을 넘긴 ‘고희천자’로서 건륭제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1785년 건륭제가정조에게 송판본 오경전부를 보낸 것은 학문적 정통성을 지키고 신하를 가르치는 학자 군주의모습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건륭제가 조선에 보낸 문방완물들은 단지 화려한 장신구가 아니었다. 건륭제가 심혈을 기울여다년간 수집하고 감식하며 이루어낸 수장학의 결과물이었다. 건륭제는 옥기를 고동기와 같은 고대의 예기禮器로 인식하고, 고옥기의 수집과 옥기 방작에 열의를 보였다. 그 중에서 여의는 건륭제가특별히 애호한 기물이었을 뿐 아니라, 청대에 군신간 주고 받는 선물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한편조선에 보내진 벼루는 서청연보 에 수장된 고대의 벼루에서 그 원형을 볼 수 있다. 건륭제가 정조에게 건낸 선물의 변화는 건륭제의 동기와 조선의 반응,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건륭제는 후반기에 들어 본인의 고동서화와 문방 취미를 점차 심화해나갔다. 정복 전쟁을 통해 그 어느 시기보다 넓은 영토를 가지게 된 건륭제는 말년에는 주변 국가에게 관대한 정책을 통해 ‘중화’의 입지를 다지고자 하였다. 어필과 문방 완물의 선물은 중화를 다스리는유가 군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는 상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건륭제의 선물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어진 데에는 정조의 적극적인 반응도 역할을 하였다. 특히 어필, 서적과 문방 완물로구성된 선물의 내용은 ‘학자 군사君師’를 자처했던 두 군주 사이에 일종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Abstract

In the late 18th century, the Qianlong Emperor of the Qing Dynasty bestowed upon Joseon an array of royal writings, books, high-end crafts, and stationery items. These articles deviated from the conventional offerings associated with traditional tributes. The bestowal by the Qianlong Emperor comprised exquisite court craftsmanship, housed within the emperor's study, featuring his distinctive handwriting and personal preferences. Initially, Qianlong Emperor's missives to Joseon adhered to the established practice of providing letters to subject countries for signboards or flags, a tradition dating back to the Kangxi era. However, a discernible shift in this practice occurred in the 1780s, as subsequent writings exhibited a diminishing emphasis on the hierarchical power structure governing subject nations. Post- 1780, Qianlong's poems increasingly reflected his pride, aligning with a period of political and cultural prosperity. The stationery items dispatched by the Qianlong Emperor to Joseon transcended mere decorative elements; rather, they were the outcome of the Emperor's cultivated connoisseurship over an extended period. Carefully chosen from Emperor Qianlong’s extensive collection of ancient jade and bronze artifacts, these presents held substantial cultural and historical significance. The alteration in the nature of gifts presented by the Qianlong Emperor to King Jeongjo can be attributed to two factors: the Emperor's motivations and Joseon's reactions. In the latter part of the year, Qianlong Emperor deepened his appreciation for calligraphy and painting at a library, coinciding with his efforts to consolidate a 'Chinese' identity through generous diplomatic policies towards neighboring nations during his later reign. The royal writings and opulent stationery thus emerged as symbols, delineating the persona of a Confucian monarch governing China. Simultaneously, Jeongjo's proactive response played a pivotal role in sustaining the continuity of special diplomatic gifts from the Qianlong Emperor. The content of the gifts, encompassing books and stationery products, engendered a consensus between the two monarchs who both claimed the mantle of ‘academic k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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