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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의 열거와 그 의미에 관한 연구

The enumeration and its meaning of Baekseok's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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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이 논문은 백석 시에 나타나는 열거기법과 그 의미를 분석한 것이다. 백석 시의 열거는 전통시가의 계승이라기보다 쇄신이란 측면에서, 그리고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세계관이나 창작방법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통시가의 열거가 주로 동질적인 사물들을 다수 제시함으로써 풍요의 환상을 창출하기 위한 것인 반면, 백석의 시에서 열거는 그와 반대로 낱낱의 사물(사람, 행위)들의 고유한 특질에 대한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논문에서는 백석 시에 나타난 열거를 이질적인 것의 동질화, 동일성 내의 차이(개별자에 대한 관심과 소문자 역사의 복원)라는 특면에서 고찰했다. 이질적인 사물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이들 사이의 차이가 무화되거나 동질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양상은 여러 가지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시 시에서 자주 발견된다. 「모닥불」에서 사용된 열거는 모닥불의 불꽃과 열기가 이질적인 사물 사이의 차이를 무화시키고 이질적인 사람들을 동질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북방에서」처럼 민족의 상상에 기초해서 이질적인 역사를 동질화하는 양상도 볼 수 있었다. 동질성 내의 차이를 드러내는 열거법은 동일한 계열에 속하는 어휘를 나열함으로써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이질성과 차이를 부각시키는 방법이다.「정주성」처럼 동질화되기 어려운 개별자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을 통해 대문자 역사에 포섭되지 않는 개인의 삶, 소문자 역사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대상인물의 외모와 생활사를 일일이 열거함으로써 그들의 개성과 그에 대한 시인 자신의 미묘하고 다양한 감정적 연루를 그린 「여우난곬족」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백석 시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생활세계를 구성하는 사소한 것들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시 속에서 이것들과 관련된 기억을 재현하려고 했다. 사물의 이름에 대한 열거는 이를 위한 방법이었다. 백석의 시에서 근대에 대한 미적 저항의 자취를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의 시에서 복원되고 있는 것들이 모두 근대화의 물결에 밀려 사라져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Abstract

I tried to analyze the enumeration technique and its meaning of Baekseok's poems in this paper. His enumeration can be understand properly by the point of view his world view or method of composition. He enumerate various names of things or persons to present their differences and their proper existence. So I tried to analyse his enumeration and its meaning by two different method. One is the method which enumerates the name of different things to show that they are in the harmony with each other. Especially we can find this aspect in his poems which describes foods. These poems enumerates various stuffs which are integrated into specific food in harmony. The other is the enumeration of the words which is belong to homologous series. They serve to show the differences between things which seems to be equal or similar. Whatever it may be, each thing shines brightly because of their proper quality which cannot be equalized with any other things. And he tried to restore the speciality of man's proper existence and vitality so as to overcome and cure their scars to which history forced. Therefore it can be said that Baekseok tried to show not History, but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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