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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한국 여성시에 나타난 ‘액화’ 이미지 연구

Study on The Image of "Melting" in Korean Women's Poetry in 19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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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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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90년대 한국 여성시에 나타난 ‘액화’ 이미지를 김언희, 신현림, 허수경 시에 자주 등장하는 ‘몸’의 표상을 중심으로 살폈다. 김언희의 시는 절단의 이미지를 통해 화학적 액화보다는 물리적 액화 과정을 보여주며 ‘몸’의 현장성을 ‘공포’에 대한 감각으로 대체한다면, 신현림의 시는 시간과 역사의 유구한 연속성을 자각하는 가운데, 액화된 ‘몸’을 세계와 분리시킴으로써 스스로를 보존하는 동시에 질적 변모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화학적 과정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허수경의 시는 ‘몸’과 ‘마음’의 대비를 통해 몸의 물리적 변화와 마음의 화학적 변모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몸의 액화 양상을 마음의 액화 과정으로 설명한다. 이는 상실과 상처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숨기지 않는 가운데 상처와 상실로 몸을 구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주체가 지닌 감각의 능력과 기능적 속성이 그러한바, 시적 대상과 인식의 운동성이 드러나는 ‘액화’ 과정은 고형화된 체계를 허물고, 그것을 대체하는 어떤 질서도 상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체’적 성격을 지닌다. 남성중심적 질서는 자기 바깥의 모든 세계를 자연으로 규정하며 비인격성을 부여해왔다. 액화 과정은 구조적 차원에서든 인식의 차원에서든 보편자로부터 개별자로의 이행을 가시화하는 것이며, 개별자가 가진 유체적 속성을 통해 세계의 규정성 속으로 사라진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몸’의 확정성이 세계의 확정성과 결부되어 있다면, 이러한 인식을 조건으로 삼는 가운데 몸의 액체적 속성을 발견하는 것은 당대 여성시가 견고한 시대적 폭력성에 맞서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액화는 단순히 그 이미지만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관장하는 주체와 그 이미지를 형성하는 객체의 성격까지 결정한다. 같은 맥락에서 주체의 감각이 시적 대상의 유동성을 감지하고 그 변화를 포착하는 것 역시 내적 운동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액화 이미지는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억압을 내재화한 세계를 지속적으로 무너뜨린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image of “melting” in Korean women’s poetry in 1990s through the representation of “body” in poems of Kim Eon-hee, Shin Hyun-rim and Huh Soo-kyung. Kim’s poem shows physical process of liquefaction through an image of cutting. From this, a place called ‘body’ is filled with a sense of ‘fear’. Shin’s poem perceives continuity of time and preserves itself by separating liquid ‘body’ from the outside world. By this means, it pursues qualitative transformation. This can be called a chemical process. Huh’s poem contrasts ‘body’ and ‘mind’ and constantly reveals physical changes in the body and chemical changes in the mind. Through this process, it explains liquefaction phase of the body by liquefaction process of the mind. It reaches out to the existential question of loss and wound, which is a way of realizing one’s body as a ‘wound’. This ‘liquefaction’ process, where a subject’s perception and mobility of a poetic object come out, destroys solidity of the world, but does not replace it with anything else. Therefore, it has a characteristic of ‘abject’. A maledominated order defines all the outside world excluding itself as nature. Nature is impersonal. The liquefaction process is melting the world which has been structured as such. It is a process of deriving individuality from universality, and finding out one’s own self lost in the universal world. In other words, the liquefaction is not simply completed with the image, but determines the nature of a subject handling the image and an object captured by it. In the same context, a subject’s internal mobility causes that its sense detects liquidity of poetic object and captures such change. The liquefaction image continuously destroys the repressive world through these intera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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