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시의 시선과 역동성
The Gaze and Dynamics of Paek Seok'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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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백석의 시선은 대상과의 일정한 거리를 전제로 삼는다. 백석의 시선은 대상과의 객관적 거리를 드러내는 결정적 지표이다. 백석의 시선은 원근법에 의해 사물을 계량적으로 측정하여 있는 그대로의 원형을 재현할 수 있다는 회화 원리 상의 리얼리즘을 구현하지 않는다. 시선이 가까운 곳에서 먼 곳,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움직이는 ‘원-근’ 이동이 드러나는 작품에서 백석의 시선은 한 곳에 멈추지 않는다. 백석은 이곳과 저곳, 저곳과 이곳을 한 작품에서 포괄적으로 표현한다. ‘원-근’을 오가는 백석의 시선에 의해 확보된 거리는 백석 시의 공간적 배경에 심도를 부여한다. 수평 이동하는 시선이 포착한 것은 시를 구성하는 복수의 주체들이고, 수평 이동하는 시선에 의해 백석의 시는 풍경의 평면적인 단순 배열에 그치지 않는다. 백석 시의 다중적인 시선 이동에 의해 시에 서사가 개입되었고, 동시에 다양한 감각의 혼합 역시 시도될 수 있었다. 백석 시의 시선 이동 과정에서 시선이 전도되어 기억의 주체와 기억의 대상이 구분되지 않는 순간, 타자화된 다른 ‘나’가 현재의 ‘나’를 응시하는 극적 순간이 구현된다.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전도된 시선은 ‘바라봄’의 주체와 대상을 역전시키는 백석의 지각 과정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백석의 시선은 한 작품에서 고정되는 경우가 드물다. 백석의 시선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한다. 시선의 이동은 시․공간과 연결된다. 시선이 이동되면서 시의 공간은 확장되거나 축소된다. 공간의 변화는 시간의 추이와 병행된다. 한 곳에 고착되지 않는 백석의 시선은 세계를 한 점으로 소실시키지 않는다. 백석의 시선에는 보는 주체와 보이는 대상 사이의 역전이 존재한다. 백석의 시선은 부단히 운동한다. 움직이는 시선에 의해 백석의 시는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넘나든다. 또한, 단일한 폐쇄 공간의 확장을 이룩한다. 백석의 시는 시선의 이동에 의해 그 특유의 역동성이 담보된다.
Abstract
Paek Seok wrote many poems, using space as literary material. This paper focuses on his gaze and also on the movement of gaze to clarify dynamic characteristics of his poems. Paek Seok's gaze presupposes the set distance from objects. It is a decisive index revealing objective distance from objects. Paek Seok's gaze does not embody the realism of art painting principles which exactly represents original form of objects, quantitatively measuring objects with the law of perspective. Paek Seok's gaze is seldom fixed in his poems. It moves from here to there, from near to far and from far to near. This movement is connected to time-space and when gaze moves, the space of a poem expands or shrinks. An alteration of space runs parallel with the transition of time. Paek Seok's gaze retraces experiences and memories with the creator's eyes, wandering about space here and there. Not fixed on one place, it does not let the world vanishing into one point. In his gaze, there is a reverse of the subject who sees and the object to be seen. Paek Seok's gaze ceaselessly moves. With this moving gaze, his poems frequently cross the border of the past and the present and also expand a single closed space. Paek Seok's poetry secures its peculiar dynamics with the movement of his g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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