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의 호명과 가출의 변증법 - 한국과 중국에서의 『인형의 집』번역과 정전화
The Interpellation of Nora, the Dialectic of Runaway-A Comparative Study on the Translations of A Doll’s House in Korea and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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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근대 전환기에 동아시아 각국 지식인들은 서양문학을 통해 ‘근대’를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입센과 그의 작품이 잇따라 일본, 중국, 한국으로소개․번역되면서 삼국에서 모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문제극『인형의 집 』은 여성 해방, 개인 자각, 사회 개조 등 당대의 사회적 욕구와 맞물리면서 각국 지식인들에게 재해석되어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노라 선풍을 일으켰다. 이 연구는 1910년대 말 1920년대 초한국과 중국에서『인형의 집 』의 수용 경로, 번역 텍스트, 수용 주체들이 집필한 곁텍스트를살펴봄으로써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 인형의 집의 정전화 양상을 고찰했다. 1921년 번역가 양건식과 『신여자 』 그룹의 합력으로『인형의 집 』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나혜석을 비롯한 여성 수용 주체는 노라의 자각과 가출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독립적 개인으로서의 여성 정체성을 수립하고자 했다. 그런데 양건식을 비롯한 남성 수용 주체는 자각한 노라를 포섭하는 동시에 가출한 노라를 배제시킴으로써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에서 “자각한 현모양처”로 노라를 호명했다. 국가 담론이 불가능한 식민 현실에서 남성 지식인은 자각한 신식 여성과 손잡고 스위트 홈을 구축함으로써 근대적 문명의 삶으로 진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부장이 철저하게 청산되지 않은 스위트 홈에서 각성한 여성은 다시 남편에게 종속된 인형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1910년대 말 중국에서 『신칭니엔 』 계열 지식인이 주도한 신문학운동이 전성기에 이르던 즈음에 후스는 ‘입센 특집호’를 기획하고 인형의 집을 비롯한 희곡을 번역했다. 후스와 위안전잉은 젠더적 관점을 넘어서 부조리한 가정 제도와 사회 현실에 저항하는 “건전한 개인주의자”로 노라를 호명했다. 또한 노라의 기반인 자본주의 중산 계층의 핵가족을 중국 전통가부장제 가족으로 치환했다. 이에 따라 노라의 자각과 가출은 『신칭니엔 』 계열 지식인이지향한 ‘전통 탈출’ 기획과 결합하여 중국의 전근대적 전통을 반성하고 근대를 향한 새로운탈출구를 탐색하는 의미를 획득했다. 집에서 뛰쳐나간 노라는 오사 시기 중국 청년 남녀의우상이 되어 집단 가출 열풍을 일으켰다.
Abstract
In the latter part of the 19th century and the early period of 20th century, because of the national crisis, the intellectuals of the three East Asian countries began to introduce and translate a large number of foreign works, in order to find the way to the future. Among these translations, “the Father of Modern Drama”, Ibsen and his works had been successively introduced into Japan, China and Korea, and great repercussion was provoked around the countries. Especially the problem drama A Doll’s House, after re-interpreting by the intellectuals, in combined with the female discourse, the discourse of individualism and anti-traditional discourse, a wave of “Nora craze” was raised in the whole societies. In this paper, the translated texts of A Doll’s House and paratexts in Korean and Chineseare chose as the study object, investigating the canonization of A Doll’s House and its heroine, Nora in different target context by the “translation” and “reinterpretation” of intellectuals. To solve this problem, the communication process of A Doll’s House from Europe to Japan, China and Korea is first sorted out. And then by analyzing the translated text to figure out the subtle changes of “Nora” in the text in Chinese and Korean. Finally, by comparing the paratext of Yang Geon-sik and Hu Shih to analyze how Nora was named to different subjects, and how Nora’s leaving could get the legitimacy. The characteristics of female discourse and blindness in the two countries could be found due to the different acceptances of N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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