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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영화 〈아리랑〉 속 광기 연구 : 나운규의 전염병 경험을 중심으로

The Significance of ‘Madness’ in the 1926 Film 〈Arirang〉: Na Woon-gyu's Encounter with Epidemic Exper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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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영화

초록

1926년 10월 1일 단성사에서 <아리랑>이 개봉한다. 나운규는 자신이 시나리오와 감독을 맡은 이 영화에서 ‘광인 최영진’을 연기한다. 나운규가 <아리랑>에 ‘광기’를 도입하게 된 연유가 무엇일까? 영진의 광기는 어느 시․공간에 위치하며, 어떤 영화적 개연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은 당대 민중이 <아리랑>과 아리랑 노래에 감흥하게 된 근원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아리랑> 광기의 실체를 살피고, 전염병을 중심으로 ‘<아리랑> 다시 보기’를 한다. 나운규가 9세가 되던 1910년에 만주에서 페스트가 대유행한다. 나운규가 극에 관심의 싹을 트고, 회령을 개구지게 돌아다니던 시기다. 만주 페스트로 2년 사이 6만 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이는 역대 전염병사에서 손에 꼽을만한 재앙이었다. 페스트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두창 등과 함께 식민지 시기 내내 ‘각종 염병’이 민중의 삶 속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민중은 염병으로 인해 정든 마을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기억을 몸에 각인했다. 이웃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거나 파랗게 질리면서 죽어가는 광경을 목도했다. 식민지 위정자들은 근대적 방역이라는 명목으로 온당한 애도와 장례를 묵살한 채 마을 사람을 강제 격리하거나 소각하기도 했다. 추억과 트라우마 사이에 엉켜버린 정동의 소산이 현재의 우리라면, 소산의 흔적을 찾는 일은 ‘생존자로서의 나운규’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리랑> 관람은 ‘염병에 침식된 인간성’이라는 개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순간이다. 영진과 마을 사람이 겪는 ‘민족적 망향증(民族的 望鄕症)’은 <아리랑>과 ‘아리랑 노래’가 매개하는 ‘희망선’으로 위무한다. 희망선은 설계자의 길이 아닌, 민중이 개척한 고개이며, 풍년의 기원에서부터 전염병의 구제, 그리고 생명의 탄생과 ‘땅에 묻힘’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것으로, <아리랑>이 흥행될 때 민중의 희망과 절망(希絕望)이 천연성(天然聲)으로 울려 퍼졌다.

Abstract

On October 1, 1926, <Arirang> was released at Dansungsa (團成社). Directed and scripted by Na Woon-gyu, the film features his performance as ‘狂人 Choi Young-jin’. What prompted Na Woon-gyu to introduce ‘madness’ into <Arirang>? Where does the madness assigned to Young-jin manifest within certain time-space, and what cinematic significance does it hold? Answering these questions involves exploring the roots of contemporary enthusiasm for <Arirang> and the ‘Arirang folk song’ within the context of the film. This study examines the nature of madness in <Arirang> and reevaluates the film through the lens of an epidemic. In 1910, when Na Woon-gyu was 9 years old, a devastating outbreak of the plague occurred in Manchuria. This period marked the budding of his interest in theater and his roaming around Hoeryong (會寧). The plague claimed the lives of 60,000 people within two years in Manchuria, making it one of the most catastrophic epidemics in history. Alongside the plague, diseases like influenza, cholera, typhoid, tuberculosis, and smallpox left their marks on the lives of the colonized populace. Due to epidemics, the people bore the scars of having to leave cherished villages and loved ones behind. They witnessed the harrowing scenes of neighbors turning black and blue as they succumbed to death. Colonial authorities, under the pretext of modern hygiene, sometimes forcibly quarantined or cremated villagers while suppressing proper mourning and funerals. The intertwined narrative of memories and trauma finds its significance in the present-day nation. Searching for traces of this narrative is akin to discovering the ‘Na Woon-gyu as a survivor’. Watching <Arirang> signifies a time of healing one's personal wound of ‘humanity eroded by epidemics’. The ‘Ethnic Nostalgia (民族的 望鄕症)’ experienced by Young-jin and the villagers is conveyed through the healing process facilitated by <Arirang> and the ‘Arirang song’. This process is the ‘Desire Lines (希望線)’, not designed by architects but carved out by the people. From the wish for a bountiful harvest to the cure for epidemics, to the birth of life and the notion of being ‘buried in the land’, this Desire Lines resonated naturally when <Arirang> achieved popul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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