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문명비평 사상의 기본 성격 — 1920년대 작품과 비평을 중심으로 —
The Civilizational Criticism of Yeom Sang-se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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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제국주의가 운반해 온 자본주의 물질문명과 외래 사상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이 발 딛고 선 현실의 위기를 자신만의 눈으로 응시하며 대결하려 한 작가 염상섭의 일련의 창작과 비평적 실천을 문명비평으로 통칭하고, 그 배경에 놓인 사상적본질이 무엇이었는지를 규명해 보려는 시도이다. 우선 염상섭의 의식세계를 배태한그의 가계를 조선 후기 중인 계층에서 식민지 근대 부르주아 계급으로 이어지는 계선으로 파악한 통설을 재검토하고 그것이 실은 서구 계급 모델에 의해 상상된 허구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실증 자료를 통해 밝히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년간 염상섭 관련 연구를 주도해 온 아나키즘 관련 논의들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면서 1920 년대 염상섭의 사상적 입장이 실은 ‘근대 적응과 근대 극복’의 이중과제적 함의를 지닌 것임을 부각했다. 그러나 염상섭의 문명비평적 사유와 글쓰기가 궁극적으로 도달한 지점은 근대 이중과제론의 설명을 벗어나는 지점 즉,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근본적전환이라는 차원에 이르고 있다. 그가 말한 ‘자연의 이법’으로의 회귀는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위기와 균열을 사유하는 데에도 풍부한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 글의 잠정적 결론이다.
Abstract
This article attempts to clarify the underlying essence of thought in the work of Yeom Sang-seop during the 1920s. These works share a quality which can be described as a critique of civilization. By this, I mean the various ways in which he confronts and rejects capitalism, materialism, and other foreign ideologies introduced by Japanese imperialism. Understanding the context of Yeom Sang-seop’s thought requires reexamining the character of the late Joseon Jungin (i.e. the social class between the commoner and nobility classes), and com- paring it with the modern bourgeois class. Through this process, I establish that the arguments of previous studies are actually “imagined fictions,” since they derive from a Western perspective. Over the past 20 years, Yeom Sang-seop’s work has been primarily analyzed in terms of anarchism, but this approach has severe limitations. It is true that the ideological position of Yeom Sang-seop in the 1920s had implications for the double project of modernity, but this theory is unable to fully explain the ultimate destination of his civilization-critical writings. His multidimensional approach envisages a fundamental trans-formation of capitalist material civilization. Indeed, his argument for a return to the “providence of nature” offers rich inspiration for thinking about the crisis facing the capitalist world system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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