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들을 둘러싼 한국의 재생산 정치: 미프진 도입의 의미와 과제
The Reproductive Politics of Pills: Oral Contraceptives, Emergency Contraceptives, and Abortion P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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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미프진’으로 불리는 유산유도약의 합법적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현상황에서 유산유도약의 사용이 피임 및 임신중지와 관련된 한국의 재생산권 운동에 어떠한 새로운 의제를 제기하고 있는지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사회에서 먹는 약을 통한 임신조절의 실천은 1960년대 경구피임약의 도입으로 시작된 이래, 2002년부터는 응급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유산유도약의 유통은 불법이지만, 임신중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오히려 그 사용이 확대되어왔다. 유산유도약은 자연유산을 유도하여 임신을 중지시키는 방식으로 인공임신중절과 자연유산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으며, 응급피임약과 혼동되어 의미화되는 과정에서 ‘피임’과 ‘낙태’의 구별 기준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고 있다. 또한 약을 복용함으로써 집에서 혼자 임신중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탈의료화된 기술 혹은 여성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기도 한다. 이 글은 이러한 유산유도약 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새로운 가능성들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를 기존의 경구피임약과 응급피임약을 둘러싼 논쟁들에 주목하여 그 연속선상에서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먹는 약을 통한 임신조절이 여성의 신체와 재생산과 관련된 자율성을 증진 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환경과 조건의 변화가 선결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한다.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how the legalization of medical abortion will raise new agendas for South Korean reproductive rights movements. In 2019, the South Korean constitutional court ruled that the existing criminal codes on abortion were unconstitutional. Following that decision, there has been a strong demand for legalizing medical abortion. In this context, this article focuses on how the meanings of medical abortion have been constructed in relation to oral contraceptive pills and emergent contraceptive pills in South Korea. Historically, the use of oral contraceptive pills was introduced and recommended by the government in the 1960s under its antinatalist policies. In 2002, emergent contraceptive pills were legalized, though there were huge controversies around their use. Until now, abortion pills have not been legalized, but ironically their popularity has increased due to the restricted abortion ban since the mid 2000s. By analyzing the historical contexts of each type of pill, this article argues that the legalization of medical abortion should be addressed as an issue of sexual citizen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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