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어떻게 견딜 만한 것이 되는가―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와 빈곤 재현의 문화 정치학
What Makes Privations Endurable?―Jeo Haneuredo Seulpeumi(1965) and Cultural Politics of Representation of Pov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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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빈곤 탈출’을 슬로건으로 출범한 박정희 정권 하에서 빈곤의 문화적 재현은 민감한 문제였다. 1960년대 중반 한국영화 산업의 양적 팽창이 야기한 소재의 다양화 속에서, 아동의 수기나 언론에서 보도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동시대의 저널리즘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빈곤의 현실을 제시함으로써 정치적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빈곤 실화 소재 영화들은 주로 불우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보다는 동정이나 연민, 죄책감과 같은 도덕감정에 호소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지배 이데올로기와의 불화를 완충하는 서사적 패턴을 구성했다. 특히 출판과 언론, 방송과 같은 미디어가 실제 사건과 그 사회적 반향을 매개하는 장면을 전경화하는 것은 이 시기 빈곤 실화 소재 영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전의 영화들이 빈민의 삶을 비가시화하거나 가난을 정서적인 층위에서 낭만화했던 것과 달리, 이 시기의 빈곤 실화 소재 영화는 불우한 이들의 처지를 동정하고 연민하는 건전한 소시민의 도덕감정과 그 실천으로서의 자선 행위를 전시했다. 미디어는 동정과 연민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가난을 잠시나마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고 빈곤의 재현에 대한 사회적 관리를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한일협정 비준과 베트남 파병을 둘러싸고 정치적 긴장이 극대화되는 국면에서, 빈곤 실화 소재 영화는 빈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국가의 무능을 후경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 논문은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중심으로 1960년대 중반 빈곤 실화 소재 영화에서 빈곤의 재현이 내포한 정치적 의미와 한계를 검토한다.
Abstract
The cultural representation of poverty was a sensitive issue under the Park Chunghee administration, which was launched under the slogan of ‘overcoming poverty.’ The expansion of the South Korean film industry brought out the diversification of material issues, and therefore the films based on children’s writings and actual events touched off a boom in the mid-1960s. Those films, through contemporary journalism, could show the reality of poverty and have some political effects. However, the films based on true stories of pauperism have mainly focused on children’s problems in poor environments, appealing to people’s moral emotions such as pity, sympathy and guilt, rather than sober criticism of reality. Those films have some narrative patterns for avoiding the conflict with ruling ideology. In particular, they accentuated the scene that the media, such as publishing, news journalism and broadcasting, mediated the actual events and their sensations, and displayed moral emotions and charity practices of the petit bourgeois who were sympathetic to the plight of the poor. Through showing the formation process of sympathetic and compassionate community, mass media could carry out the social management of the representation of poverty by making privations endurable. In a situation where political tensions over the ratification of the Korea-Japan agreement and the dispatch of troops to the Vietnam War were maximized, the films based on true stories of pauperism had the effect of blurring the nation’s inability to fundamentally solve the problem of poverty. This paper examines the political implications and limitations of the representation of poverty in the films based on true stories of pauperism in the mid-1960s, focusing the film Jeo Haneuredo Seulpeumi(Sorrow Even Up in Heaven,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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