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여성 담론과 김명순의 글쓰기
The Woman Discourse in 1920's and Kim Myeong-soon's wri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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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근대 조선의 첫 번째 여성 문인으로 일컬어지는 탄실 김명순은 1917년 ≪청춘 지에 첫 소설 「의심의 소녀」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녀가 본격적으로 많은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1924년이었다. 한편 1925년 창작집 『생명의 과실(果實)』을 상자한 후에는, 더 이상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지 않는다. 한 시기에 집중된 이러한 글쓰기는, 당대 사회적 소수자였던 작가를 글쓰기로 몰아간 내면 풍경을 살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그를 둘러싼 당대의 사회적 맥락 역시 탐색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1920년대 중반은 시대적으로 20세기 초부터 줄기차게 전개되어 온 여성 담론에 의해 여성을 현모양처와 탕녀로 이분하여 보는 시각이 확고해지고 그 이분법이 문학 장(場) 안으로 유입되어 온 시기였다. 이 이분법적 시선에 의해, 김명순은 '탕녀', 혹은 불량한 여자로 규정되었다. ≪조선일보 에 연재된 그의 자전적 소설 「탄실이와 주영이」는, 나카니시 이노스케의 소설 「너희들의 배후에서」의 주인공 권주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세간의 시선에 맞서 자신을 스스로 재규정해보고자 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 그것은 불량한 여자로 규정됨으로써 외면된 자신의 내면적 진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업에 해당한다. 그는 정숙한 여성형과 불량한 여성형 사이에 있는 '사나운 여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시키고자 하였다.외부의 시선에 의해 규정된 이미지와 스스로의 내적 진실 사이에 심각한 간극이 있으리라는 인식은, 작가와 동일시되지 않는 다른 인물들을 바라볼 때에도 적용되었다. 1924년에 발표된 소설 「돌아다 볼 때」와 「외로운 사람들」에서 작가가 인물들을 대하는 태도는,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개인의 진실이 나에게 있다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진실이 다른 이들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자세를 서술의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하나의 시점만이 원근법적으로 적용되는 단일한 세계가 아닌, 여러 가지 시점들이 공존하는 세계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김명순은 여성 문제를 담론의 차원이 아니라 담론의 무게에 눌린 개인의 실존적 절박성의 문제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작가일 것이다.
Abstract
The Woman Discourse in 1920's and Kim Myeong-soon's writing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