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과 『징비록』
Japanese and Jingbi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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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의 임진왜란 회고록 『징비록』은 조선통신사 수행 역관에 의해 일본에밀반출되어1695년 교토에서 번역본 『조선징비록』이 처음 간행된 이래 현대에이르기까지 일본인에 의해 최저30여종의 번역, 영인본이 간행되었다. 『징비록』은 수백 년간 임진왜란과 관련한 일본의 역사서 등에 기본사료로서인용되는 한편 서민층에는 임란 관련 소설류인 조선군기물(朝鮮軍記物) 등을통해 그 내용이 널리 소개되면서, 일본에서는 임란에 관한 가장 뛰어난 ‘실록’, ‘명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에도시대 중기에는 『징비록』과 아무 관련이 없는 책 이름에 『징비록』을 붙이는가 하면, 류성룡이 등장하는 전통극이 공연되는 등의 『징비록』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조선징비록』은 후일 청나라에 전해지고, 19세기 후반에는 일본주재 영국외교관이 사상 처음 『징비록』을 영어로 번역, 임진왜란을 다룬 영문저술에 상당부분 인용한다. 이처럼 에도시대 이래 일본에서 『징비록』이 널리 읽히면서 저자인 류성룡과함께 『징비록』에 비교적 자세히 서술된 이순신의 활약상 등도 일본인들에게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근현대에 들어와 일본인들로부터 류성룡은‘조선의 명재상’, ‘현상(賢相)’ ‘역사가’ 등으로, 이순신은 ‘조선 구국의 영웅’, ‘세계제일의 해장(海將)’ 등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방전까지 국내에서 간행된 『징비록』은 수종(4종 추정)에 불과한데 비해‘옛 적국’인 일본에서 수배 내지, 십수배 가까이 더 간행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가 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오늘의, 그리고 미래의 한국인들은 『징비록』이 간행된 후 수 백년간 조선,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높이 평가받으며, 더 많이 읽힌 아이러니의 함의(含意)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Abstract
Ryu Seong-ryong’s memoir, the Jingbirok, was smuggled out to Japan by an interpreter who accompanied the Joseon correspondent group. It was first translated into the Joseon Jingbirok in 1695; thereafter, more than thirty different versions of translations were published in Japan. Because it was initially introduced to Japanese society through literary works, the Jingbirok has been highly esteemed as one of the most prominent historical records or masterpieces among the ordinary people of Japan. We may say that a Jingbirok syndrome took place in Japan. For example, even some books unrelated to the Jingbirok bore the same title. Traditional dramas on Ryu Seong-ryong had been staged in Japan. Because of the Jingbirok syndrome, the Chosun Jingbirok even reached Qing (1644-1911) China. During the late 19th century, it was translated into English for the first time by a British diplomat based in Japan, and would be cited many times in other English books. Since the Edo period (1603-1868), as the Jingbirok was widely read in Japan, Yi Sunshin (1545-1598) who was described in detail was made known to the Japanese. Ryu Seong-ryong was respected by the Japanese as Joseon’s famous chancellor and historian, and Yi Sunshin as the national hero or the best navy admiral in world history. The Jingbirok was published in Korea four times before the National Liberation in 1945 in stark contrast to Japan where its several hundred versions had been published and widely circulated. It is an interesting irony that the Japanese avidly read the Jingbirok whereas the Koreans simply neglected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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