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ebesroman oder Zeitroman -Monika Marons Animal tri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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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은 장벽이 무너진 직후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동독출신의 박물관 학예사와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을 위해 서독에서 건너온 곤충학자사이의 사랑을 다룬다. 1996년 이 소설이 출판되자 많은 비평가들은 동독이 붕괴된 후 문학적, 정신적 진공 상태에 빠진 많은 작가들과는 달리 마론의 경우는지금까지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제와 글쓰기 방식을 찾아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금까지 지녔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송두리째 전도된 이 혼란기에 중년의여성 화자는 불현듯 찾아온 사랑을 자신의 삶에서 마지막 사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사랑은 곧 집착 혹은 강박증으로 변하고, 그녀는 자신의 삶과 죽음의 의미가 이 사랑에 달려있다고 확신한다. 프란츠의 느닷없는 죽음 후 그녀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거의 예식에 가까운회상/망각 행위로 남은 생애를 보낸다. 다시 말해 그를 회상하고 기억하는 것은그녀만의 고유한 사랑 행위이며, 그 이외의 모든 일상적인 것에 대한 망각 또한그녀에게 남은 사랑 행위의 일종인 것이다. 화자의 사랑은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룡처럼 원시적이고 격렬한 것이었으며, 태곳적인 형태를 띤다. 동시에 그 사랑은 돌이킬 수 없는 까닭에 슬프고 동물적인 측면을 지닌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이 에로틱한 사랑의 묘사 뒤에서 독자는 작가의 권력비판적 시각을 도처에서 마주치게 된다. 그것은 가부장적 질서에 매달려 있는남성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 그 같은 질서에 편승하는 전후 어머니들 세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프란츠의 느닷없는 죽음 또한 그가 이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다른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화자인 ‘나’는 이 권력관계에서 자유로운가? 남녀 간의 사랑이란 틀 속에서 그녀 역시 기존의 젠더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는기다리면서 고통받는 여성성의 이미지를 반복한다. 다른 한편 그녀의 의식은 40년 이상의 통제사회의 흔적에서, 말하자면 동독 출신이란 문화지리적 불평등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화자는 가부장적 젠더 질서속에서, 동시에 동서독의 문화지리적 맥락에서 이중으로 열등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기이한 혼란의 시대에 화자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수하고자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은 자기 해체 혹은 자기 소멸을 경험하며 삶이 다할 때까지 지나간사랑을 회상하는 슬픈 짐승으로 남는다. 이렇게 본다면 겉보기에 에로틱한 이 연애소설은 구동독의 억압적 권력정치와 유령과도 같은 유토피아적 이상을 폭로하는 시대소설적 기능을 동시에 지닌다.
참고문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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