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무의식 : 1987년 6월 항쟁과 88년 서울 올림픽 사이
The Unconscious of the Olympics : Between June 1987 protests and the 1988 Seoul Olym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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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원년”이자 88 서울 올림픽의 감격으로 한데 묶여 회고되는 ‘1988년’에는 직전 해인 87년 6월 항쟁의 ‘승리’가 놓여있다. 1987년 6월 항쟁은 중산층 샐러리맨의 대거 참여라는 대오의 확장에 힘입어 민주주의를 향한 범국민적 열망을 실현한 정치 혁명으로 탄탄히 의미화 되었다. 물론 이와 동시에 6월 항쟁을 지지한 중산층이 제도적 민주화라는 목표가 달성되자마자 빠르게 보수화되었다는 비판적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87년에서 88년으로 이어지는 시간들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발전적이고 자연스러운 서사로 읽힌다. 이듬해 1988년 서울올림픽이 실제로 너무나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혁명 공간이 만들어지고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그리고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민족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줬다’는 식의 발전 서사가 대내외적으로 승인될 수 있었다. 이 글은 이처럼 마치 자연스럽고 발전적인 하나의 연속적인 시퀀스로 보이는 87년에서 88년까지, 6월 항쟁에서 88 서울 올림픽까지, 그 시공간을 다시 분절하여 살펴보았다. 매끄러운 발전 서사가 이야기하는 시간의 심층으로 들어가면 그 서사의 주인공으로 내세워지는 ‘국민’이나 ‘대한민국’과 같은 동질적 주체 뒤에 노동자, 빈민, 중산층과 같은 이질적 주체들, 그리고 6월 항쟁과 올림픽을 둘러싼 그들의 다양한 입지와 입장, 그 사이의 충돌과 균열이 모습을 드러낸다. 올림픽을 둘러싼 소설들의 불안과 신경증적 증상은 바로 이러한 균열의 징후이며 이 글에서는 이를 통해 표면적인 발전의 서사 심층으로 들어가 올림픽의 무의식을 재구성해 보았다. 혁명이 이루어지고 민주화가 되고 그리하여 그 저력을 세계에 보여줬다는 식의 서사가 묻지 못하는 것에 집중하여 이 시기를 전후로 하여 올림픽을 형상화 한 소설들의 호소, 알 수 없는 죄의식과 신경증적 증상들에 주목하여 87년 6월 항쟁과 88년 서울올림픽 사이의 시간이 내포한 심층을 ‘올림픽의 무의식’이라는 이름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88년 서울 올림픽을 향해가는 전두환의 시간과 88년을 기점으로 그의 영구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혁명의 시간- 경합하던 두 시간의 충돌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3장에서는 폭발적으로 가시화된 경합의 결과인 87년 6월 항쟁에 대한 소설적 형상화의 각기 다른 입장들을 탐색하였다. 6월 항쟁에 참여한 주체는 동질적인 국민이나 민주시민이 아니었으며 다양한 이질적인 주체들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6.29 선언 이후 독재자가 사라지면서 올림픽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던 사람들은 민주화 이후 상당히 긍정적 태도로 바뀌었고, 개발주의를 정당화하고 그 배후의 비극을 은폐하는 화려한 올림픽에 대한 비판적 의식은 더 약화되었다. 결국 독재 은폐라는 비판의 근거가 사라진 올림픽은 역설적으로 더 많은 것을 은폐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으나 그 결과에서 소외되고 올림픽의 축제에서는 더더욱 소외된 노동자와 빈민의 목소리들이 소설 속에 강하게 드러난다. 4장에서는 이 문제가 민주화의 결과와 올림픽 개최의 주요한 수혜자이자 지지자라고 할 수 있는 중산층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들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에 집중하였다. 올림픽 개발 체제, 군사정권의 개발독재 체제에 대한 공모와 죄의식 사이의 길항관계 속에서 알 수 없는 죄책감과 불편한 감정, 신경증적 증상이 미묘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살폈다. 그리고 그러한 반응이 ‘윤리'에 바탕을 둔 경고나 의심으로 명확하게 발화되는 경우에 대해서 살핌으로써 논의를 확장하였다.
Abstract
The year 1988 is remembered in Korea not only for the deeply emotional events of the Seoul Olympic Games but also for the beginning of newly established democracy as the aftermath of the Great June Struggle in 1987. The June Struggle is now widely regarded as a political revolution which realized peacefully the desire of Korean people for a democratic government thanks to the participation of the middle class. Though there are criticisms that the middle class who had supported the democratization movement quickly became conservative as soon as the democracy seemed guaranteed institutionally, it is tempting to narrate the events between 87 and 88 as a great success story, as a process of seamless development in a very positive sense. Because the 1988 Seoul Olympics was actually so successful in many ways, it seemed to many to be the crowning moment of modern development of Korea which followed directly the peaceful democratization. This article calls this narrative of success that presupposes implicitly a homogeneous subject like 'Korean People' into question and try to reconstruct various perspectives of disparate subjects such as workers, the urban poor, and middle class citizens at that time on the basis of a careful analysis of some novels from the 1980s which thematize the democratization movement or the Seoul Olympics. They show that there were big scepticisms among democracy activists about the government-driven endeavors to prepare Seoul for the Olympic games as it was politically used as justification of the military dictatorship. Some texts make it also evident that many workers and poor people felt no change in their life even after the so-called democratization and found themselves on the side of the sacrified for the Olympics, while the whole society celebrated and enjoyed 'the world festival'. It is this rift that makes some middle-class characters in Park Wan-seo's short stories suffer from indefinite guilty conscience and anxieties, although they benefited much from the political and economical development of that period. These symptoms of nervousness are signs of the fractured social reality which underlies the time of democratization and the Seoul Olympic Games. It's the Unconscious of the Olympics which the narratives of Korean Success conceal and this article try to describe and to exp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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