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시에 나타난 기억과 증언의 방식 -‘증언(불)가능성’의 증언을 위해
Memory and Testimony in Kim Jong-sam Poetry: Towards a Testimony of the (Im)Possibility of Testi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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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김종삼의 시는 증언의 구조 자체에 문제가, ‘불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불가능성을 감수한 채 말하려고 한다. 이 논문은 증언의 결여된 부분에 주목한다는 관점과 목적에서 김종삼의 시를 살핀다. 김종삼의 시는 철저히 ‘대리인’으로서 과거의 ‘사건’, 특히 죽음의 사건을 대한다. 김종삼 시의 주체는 ‘증언의 불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그럼에도 ‘기억’을 망각하지 않고 증언하고자 한다. 김종삼 시의 ‘침묵과 여백’의 자리는 ‘증언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종삼의 시에서 전쟁과 학살, 즉 죽음의 문제는 기억으로서 전달된다. 살아남은 화자는 기억을 말하려 하지만 그의 증언은 정작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김종삼의 시에서 죽음의 사건은 서사로서 전달되지 않는다. 전쟁 이후의 시대에 ‘살아남은 자’로서 ‘죽음’은 쉽게 말해질 수 없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김종삼 시의 독특한 지점이다. 김종삼의 시가 기억을 서사가 아닌 방식으로 제시하는 모습은 장소에 대한 태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 화자는 현재의 장소에서 죽음과 부재의 ‘흔적’을 발견한다. 흔적도 없는 곳에서 흔적을 발견하는데 이는 기억으로 인해 가능하다. 그의 시는 더이상 사건에 대한 증거라고 여기지 않는 것들을 ‘흔적’으로 포착한다. 역사적 기억을 서사화하여 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흔적을 통해 ‘기억’이 우리에게 습격하는 지점을 포착한다. 기억을 성급하게 서사화하지 않는 윤리적 태도는 김종삼 시의 미덕이라 할 수 있고, 기억이 현재의 흔적들을 통해 계속된다는 것은 역사의 현재화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증거는 계속해서 증발한다. 기억하는 것, 흔적에 새겨진 기억을 망각하지 않고 증언하는 것은 그러므로 중요하다.
Abstract
The structure of testimony in Kim Jong-sam’s poetry reveals an intention towards the possibility of giving testimony despite the reality of its impossibility. This study examines the poetry of Kim Jong-sam to understand the perspective of witnessing the lack of testimony. Kim Jong-sam’s poetry is meticulously written as a proxy for past events, especially when the event is death. The subject of his poetry is the recognition of the impossibility of testimony, and in the face of such a reality, of providing testimony through preservation of memory. A methodology of testimony here can be understood as taking the place of silence and empty space. War and massacre, which essentially represent the problem of death, are portrayed through memory in Kim Jong-sam’s poetry. The survivor narrator attempts to speak from memory, but testimony on the actual event takes the form of silence. The narration of death events is never communicated in Kim Jong-sam’s poetry. This reflects this poet’s unique perspective on the inability to easily speak about death as a survivor living in a post-war generation. In his poetry, the narration, which does not rely on memory, can be seen in his use of place. The narrator discovers the traces of death and loss where he is in the moment. Memory makes it possible to discover traces of something where there is no trace of it. His poetry manages to capture traces of events that have left no evidence of themselves behind. This is not the process of narrativizing a historical memory, but the memory captures the places that threatened us through traces. Kim Jong-sam exhibits an ethical standard in his poetry by not being quick to narrativize memory, which can be considered a virtue of his poetry. Rather, he uses the traces of memory’s ever-present actuality to actualize history to the current moment. Evidence is constantly erased. Traces of it are etched into inerasable memory, thus proving testimony’s impor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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