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이후 검열과 적대 : 마광수와 장정일의 필화사건을 중심으로
Censorship and Antagonism after the Democratic Movement : Focused on the “Pilhwa” of Ma Kwang-Su and Chang Jun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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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마광수와 장정일의 필화사건을 통해서 1987년 이후 검열체제와 원리가 재구축되는 장면과 민주화 운동에 결집되었던 집합적 힘이 다양한 전선에서 적대의 형태로 분화되는 장면을 나란히 놓고 분석하였다. 민주화 이후 검열의 법적 기제는 형법 제22장 ‘풍속을 해하는 죄’로 이는 성 검열의 정치성을 보여준다. 마광수와 장정일의 필화에 가장 주도적으로 관여한 간행물윤리위원회는 1980년대 군사정권의 대표적인 유제(遺制)로서, 반자유주의를 검열의 이데올로기적 기제로 삼았다. 마광수와 장정일에 대한 억압은 내적 자유주의와 그에 기반한 성적 자유에 대한 통제였다. 1990년대 검열은 자유주의를 신자유주의 논리 속에서 규율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광수와 장정일의 필화사건은 검열자와 피검열자라는 2자적 관계로 환원되지 않는다. 이들 필화사건에 개입한 다양한 주체들에게서 드러나는 적의의 요소는 민주화 이후 공산주의라는 가상의 적이 사라진 상황에서 한국사회가 새로운 적을 찾아나서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광수와 장정일의 포르노 형식은 프롤레타리아 지식인과 전문 연구자 상에 대한 적대 사이에서 그들이 새로운 존재 방식을 모색했음을 나타낸다. 마광수와 장정일의 텍스트에서 성적 자유를 구가하는 ‘여대생’과 ‘여고생’의 형상에 대한 적의에는 여성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여성혐오적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대생’들이 성폭력 문화를 만화 「슬픈 나라, 비통 도시」로 재현했다는 사실은 마광수와 장정일이 의도치 않았던 성적 표현의 힘을 증명한다. 사라와 와이는 포르노그래피적인 맥락을 떠나서 전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성적 표현을 과잉된 것으로 치부하는 반응은 현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1990년대 이후 적으로 남은 것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현재까지 판금상태에 놓인 것은 자유주의자 지식인인 마광수와 장정일이 아니라 성적 자유를 누리고자 했던 사라와 와이라는 여성들이었던 것이다. 사라와 와이를 텍스트 속에 유폐시킴으로써 은폐되었던 것은 바로 ‘슬픈 나라, 비통 도시’가 포르노적인 세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민주화 이후 정치는 포르노적인 세계 위에서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1990년대를 현재와 나란히 놓고 보는 시각은 현 여성혐오에 대한 여성들의 저항을 남성 혐오가 아닌 적대의 정치로 읽어낼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결국 이 글의 가장 큰 질문은 한국 사회가 적으로 삼고 있는 것이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다. 민주화 이후 검열과 적대는 공산주의를 대체한 내부의 적이 누구였는가를 묻는 지점에서 마주한다.
Abstract
This paper analyses the process of antagonistic divergence of the collective power that was mobilized by the democratic movement and reconstruction of the system and principle of censorship in 1987 through the “Pilhwa” of Ma Kwang-Su and Chang Jung-Il. The legal mechanism for censorship after the democratic movement was the crime on sexual customs of the chapter 22 of the penal law which demonstrates the politicality of sex screening. The Publication Industry Promotion Agency of Korea played an important role in Ma Kwang-Su and Chang Jung-Il’s “Pilhwa”. They were the most representative military junta system in the 1980’s that used antiliberalism as an ideological mechanism of censorship. The suppression on Ma Kwang-Su and Chang Jung-Il was a regulation on the inner liberalism and sexual freedom. The censorship in the 1990’s regulated liberalism under the logic of neoliberalism. The “Pilhwa” of Ma Kwang-Su and Chang Jung-Il is irreducible to a two-party relationship of the inspector and the inspected. The imminent hostility towards the various agents involved in the incident demonstrate that the Korean society was readily searching for a new enemy in the absence of communism after the democratic movement. The pornographic format of Ma Kwang-Su and Chang Jung-Il presents how they sought a new method of existence amidst the antagonism toward proletarian intellectual and professional researchers. In Ma Kwang-Su and Chang Jung-Il’s text, the hostility towards the ‘female high-schooler’ and ‘female university student’ figure that sings of sexual freedom reflects the misogynistic eyes that did not accept women as sexual agents. The fact that ‘female university students’ reconstructed the culture of sexual abuse through the comic Sorrowful Country, Grievous City nevertheless prove the power of sexual expression that Ma Kwang-Su and Chang Jung-Il have not intended. This transference was made possible as Sara and Y became self-speaking agents outside of a pornographic context. However, the way women’s sexual expression is still regarded as excessive in today’s world shows who remains as the true enemy after the 1990’s. Those who remain under restriction up to the present day is Sara and Y, who pursued sexual freedom, rather than the liberalist intellectuals like Ma Kwang-Su and Chang Jung-Il. Sara and Y’s confinement within the text suppresses the fact that Sorrowful Country, Grievous City is no more than a pornographic world. After the democratization movement, politics played out in a pornographic world. This perspective that aligns the 1990’s and the contemporary period for comparison provides a frame to view women’s resistance to present-day misogyny as a politics of antagonism rather than misandry. The most important question that this paper asks is about who the Korean society is treating as the enemy. Respectively we are faced with the argument that censorship and hostility became the enemies in the place of communism after the democratic 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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