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ERD
논문KCI 등재

『열하일기』「일신수필」 서문과 동ㆍ서양 사상의 소통

Prologue to Ilsin-Supil of Yeolha-Ilgi and Communication between Oriental and Western Ideas

2

조회

0

다운로드

7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본고는 ‘동·서양 사상의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열하일기』의 「일신수필」 서문을 집중 분석한 글이다. 조선후기의 실학자로서 연암 박지원이 유학의 혁신을 위해 서학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자 노력한 사실을 이 서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일신수필」서문은 미완성일 뿐 아니라 내용이 난해하며, 이본에 따라 상당한 차이까지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텍스트에 대해 서지적 검토를 하여, 『열하일기』의 일부 이본들에서 서학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개작이 이루어지고 미완성 부분이 보충되기도 했음을 밝혔다. 이어서「일신수필」의 서문을 단락별로 정밀하게 독해하는 데 힘쓰면서, 연암이「일신수필」에 서문을 쓰고자 한 이유를 규명하고자 했다. 이 서문에서 연암은 공자와 석가와 서양인을 함께 거론하면서, 유가와 불교와 서학이 일상적 경험의 한계를 초월한 ‘천하의 장관’에 대해 개방적 인식을 촉구하고 있는 점에서는 서로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연암은「일신수필」서문에 바로 이어지는 기사에서 청나라의 진정한 장관은 ‘기와 조각’이나 ‘똥거름’에 있다는 기발한 논의를 펴면서, 청나라의 발전상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암은 이와 같은 주장이 당시 조선의 고루한 선비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으리라 우려했기 때문에, 사고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는 철학적인 논의로서「일신수필」의 서문을 집필하고 그 기사에 앞서 배치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일신수필」 서문의 마지막 단락에서 연암은 불교와 유가에 대한 서양인 천주교 신부들의 비판을 소개한 뒤, 그들이 한문 서학서의 저술에 힘쓰는 데 대해 완곡한 비판을 덧붙였다. 그런데 『열하일기』의 일부 이본들에서는 이 단락을 개작하여 서학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 서문의 미완성 부분을 보충한 이본 역시 그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일신수필」 서문이 미완성 상태일 뿐 아니라 서학을 배격하는 방향으로 개작된 사실은 동ㆍ서양 사상의 소통을 통해 사상적 혁신을 추구한 연암의 노력이 점차 퇴색되어갔음을 의미한다.

Abstract

This paper offers an in-depth analysis of the prologue to Ilsin-Supil(馹汛隨筆), a chapter of Yeolha-Ilgi(熱河日記), from the perspective of “communication between Oriental and Western Ideas.” The author believes that the prologue reveals the efforts by Park Ji-won(朴趾源), writer of Yeolha-Ilgi and a well-known Silhak(實學) scholar of the late Joseon Dynasty, to independently embrace Western learning, in order to innovate Confucian ideas. In his prologue to Ilsin-Supil, Park argues that Confucianism, Buddhism, and Western learning are in mutual agreement, as they all urge learners to recognize the great world, which surpasses the limitations of ordinary experiences, with an open mind. In the travelogue that immediately follows the prologue, Park maintains that people should free themselves from a narrow viewpoint in order to understand development in Qing(淸) empire accurately. One can assume that Park placed the prologue, which urges a fundamental shift of thinking, in front of the chapter’s travelogue because its arguments would not be readily accepted by old-fashioned classical scholars of Joseon at the time. Interestingly, varying editions of Yeolha-Ilgi feature a partially revised version of the prologue to Ilsin-Supil, with a more critical tone towards Western learning. The fact that not only is the prologue to Ilsin-Supil incomplete but it was also revised to take a denouncing tone towards Western Learning indicates that Park’s efforts to pursue innovation of ideas through communication and exchange between Oriental and Western ideas gradually weakened. This is very unfortunate for the development of Silhak in the late Joseon dynasty.

참고문헌 (26)

  1. 朴趾源, "燕巖集, In 신활자본" (1932), 일본 東洋文庫
  2. 박지원, "燕行陰晴" (2012), 문예원
  3. 박지원, "熱河日記" (1911), 朝鮮光文會
  4. 김혈조, "열하일기" (2009), 돌베개
  5. 리상호, "열하일기" (2004), 보리
  6. 김명호, "연암집" (2012), 돌베개
  7. 이가원, "열하일기" (1973), 대양서적
  8. 今村與志雄, "熱河日記" (1978), 平凡社
  9. 李德懋, "靑莊館全書", 韓國文集叢刊
  10. 李瀷, "星湖先生全集", 韓國文集叢刊
  11. 洪大容, "湛軒書", 韓國文集叢刊
  12. 黃景源, "江漢集", 韓國文集叢刊
  13. 艾儒略, "職方外紀校釋" (1996), 中華書局
  14. 藍克實, "天主實義" (1985), 利氏學社
  15. 吳相湘, "天學初函(一)" (1965), 臺灣學生書局
  16. 朱維錚, "利瑪竇中文著譯集" (2007), 復旦大學出版社
  17. 김명호, "열하일기 연구" (1990), 창작과비평사
  18. 빈센트 크로닌, "서방에서 온 현자-마테오 리치의 생애와 중국 전교" (1994), 분도출판사
  19. 주원준,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 (1999), 이산
  20. 김명호, "『열하일기』이본(異本)의 재검토", 동양학, 48(48), pp.1~19 (2010), 동양학연구원
  21. 김명호, "일본 東洋文庫 소장 『燕巖集』에 대한 고찰", 한국문화, (51), pp.321~347 (2010), 규장각한국학연구원
  22. 김명호, "연암의 실학사상에 미친 서학의 영향", pp.79~146 (2012), 사람의무늬
  23. 김명호, "박지원의 輓詩에 대하여", 동양학, (54), pp.1~20 (2013), 동양학연구원
  24. 노준영, "『열하일기』 중 「일신수필」의 서술 양상과 서사 전략", 석사, 국어교육, pp.2010
  25. 박기석, "일신수필에 나타난 연암의 관심사: 북학을 중심으로", 인문논총, 24, pp.9~16 (2012), 서울여대 인문과학연구소
  26. 천기철, "직방외기의 저술 의도와 조선 지식인들의 반응, In 직방외기", pp.361~362 (2005), 일조각

관련 논문AI추천

이 간행물의 다른 논문 (11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