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석』에 나타난 영웅의 문제적 형상
The Problematic Image of ‘Hero’ in Chunsoo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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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천수석』의 주인공 위보형과 이사원의 인물형상을 분석한 것이다. 본고는 두 인물을 영웅의 형상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작품의 주제와 관련하여 동일한 문제의식이 투영된 것이라는 관점에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특히 새롭게 발견된 이본인 『천생석』의 특징을 밝히고 이를 논의과정에 충실히 활용하였다. 이를 토대로 『천수석』의 작자의식 및 소설사적 위상에 대해 규명하고자 하였다. 위보형은 귀족적 영웅의 조건을 타고났지만 세속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을 토대로 세속적 삶을 혐오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세속적 삶을 통해 부귀공명을 최고도로 성취하는 것이 그의 운명이기 때문에 그의 삶은 그 자체로 비극이 되고 그의 갈등은 삶의 본질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러므로 그는 세속적 타락상에서 비롯된 문제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자신의 인식이 맞았음을 재확인하면서 정신적ㆍ심리적으로 고뇌하는 면모가 부각된 인물형상이다. 하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 인물 을 본고에서는 무기력한 영웅의 형상으로 규정하였다. 이사원은 삶의 목적과 의미를 부모와의 관계에 두는 인물이다. 그러므로 부모와의 同住를 위해서 세속적 삶을 미련 없이 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이것의 성취가 유예되므로 자신의 소망이 좌절될 때마다 침식을 폐할 정도로 슬퍼하는 감정적이고 감상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는 목적의식이나, 부귀공명을 성취하려는 자아실현의 의지, 혼란한 시대상황을 개조해보겠다는 역사의식 중 그 어느 것도 드러 나지 않는다. 이처럼 뚜렷한 세계인식이 부재하며 삶의 목적과 의미를 부 모와의 관계에 두면서 슬픔과 그리움의 감정을 과도하게 표출하는 인물을 본고에서는 나약한 영웅형으로 규정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사원의 삶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혹은 배치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위보형의 인물형상과 상통한다. 영웅 형상의 축소화, 비관적인 세계인식과 비극적 결말구도로 정리되는 『천수석』은 세태변화에 대한 통찰과 변화하는 세계상에 대한 냉철한 직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위보형과 이사원의 현실 도피적 태도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천수석』의 소설사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본고는 『천수석』을 양반계 소설과 서민계 소설의 중간소설로 보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위보형과 이사원의 현실도피적 태도는 세속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지니지 못했던 지배계층의 실상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느 작품들과 달리, 작품이 제기한 문제적 국면을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방식으로 봉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작자가 지닌 문제의식은 비판적이고 심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위보형과 이사원의 현실도피적 태도는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한계를 노정하는 것이면서도 이 작품의 문제제기적 속성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한계와 의의가 시대성을 지니고 있는 점이 『천수석』의 소설사적 의미라 할 수 있다.
Abstract
This paper analyzes the characters Wi Bo-Hyung and Li Sa-Won as represented in the novel, Chunsoosuk. First defining the two characters as hero figures, this paper takes the perspective that the two characters are figures whom the novel’s main theme have been projected unto. Based upon this idea, this paper investigates the writer consciousness of Chunsoosuk, as well as its status within the history of literature. Wi Bo-Hyung, born with the requirements of an aristocratic hero figure, is actually a figure who is critical about the ways of the mundane world. However, the fact that he is fated to pursue wealth and honor in the mundane world by the virtue of his status makes his life a tragic one. Therefore, whenever he encounters problems due to the corruptions of the mundane world, he agonizes over them mentally and psychologically, rather than trying to solve the problems. The image of this character’s inability to make a choice, falling into distress, etc. can be described as the image of a troubled hero figure. Li Sa-Won is a character whose life’s meanings lie in his goal to live together with his parents. However, destiny keeps deterring the achievement of such a goal on his part, and whenever his hope is crushed he becomes sad and emotional. This reveals that he lacks a more realistic understanding of the world. This character can be defined as a weak hero figure. Li Sa-Won’s life is similar to that of Wi Bo-Hyung in that they each live a life that cannot be controlled by their own will. Chunsoosuk, which ends with the reductive images of the hero figure, the negative view of the world and its tragic resolutions, is the product of the writer’s observations on the changing ways of life and the world that were taking place at the time the writer was writing the novel. Here, both Wi Bo-Hyung’s and Li Sa-Won’s attitude of refusing to confront reality, seems to be a reflection of the reality of the times in which the problems of the mundane ways world were seriously ill yet without remedy. In other words, the novel is limited in that it cannot suggest any solution, but is meaningful in that it brings the problems to the forefront. In this sense, Chunsoosuk can be thought of as a novel that stands on the borderline between literati novels and peasant no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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