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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몬의 술병 - 현대의 '신화 르네상스'

Der Krug Philemons ‘Mythenrenaissance’ im Zeitalter der Mode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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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독일어와문학

초록

신화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오늘날에도 ‘신들이 이야기’는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 움직이고 있다. “최신형 오이디푸스의 화신, 미녀와 야수의 속편이 오늘 오후에도 뉴욕의 42번가와 50번가 모퉁이에 서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조셉 캠벨의 말은 찬란했던 신화의 불꽃이 사라진 시대, 달리 표현하자면, ‘산문의 시대’(헤겔)에도 신화가 여전히 불멸의 힘을 가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논문은 오늘날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화르네상스’ 현상의 배후를 진단하고 그것이 문학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그리고 신화의 불멸성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를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제2장에서는 신화가 ‘탈신화화’와 ‘재신화화’ 사이의 변증법적 긴장 안에서 부단히 진동하며 발전해 왔다는 점을 밝힌다. 신화르네상스는 무조건 신화를 예찬하고 숭배함으로서만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예컨대 마르크스는 신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신화를 단지 그리스시대라는 특수한 토양에서 자란 환상의 총체로 치부했다. 신화란 그에 의하면 상상력의 도움으로 자연을 정복하고 굴복시킨 미지의 힘이다. 따라서 실제로 인간이 이러한 자연의 힘을 정복하면 신화는 사라질 것이 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하지만 그 역시 유피테르의 번개가 피뢰침에 의해 무력해 진 과학의 시대에도 신화가 사라질 수 없음을 인정한다. 신화는 바로 인간의 상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제3장에서는 신화가 작가들의 상상력의 판테온[萬神殿]이라는 점을 밝힌다. 신화는 작가들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예술의 무기고와 같다. 학문이 신화를 추방했지만 여전히 신화는 문학의 원형으로 살아있다. 문학은 신화로부터 출발했지만 오늘날 문학은 신화에 의해서 먹고산다. 아울러 신화는 문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인류 문화의 중요한 씨앗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신화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의 활동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것에 살아 있는 영감을 불어넣었다. 따라서 신화는 우주의 에너지가 인류의 문화로 발로하는 은밀한 통로라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4장에서는 신화의 불멸성이 신화자체에 내재한 시간구조에서부터 비롯됨을 밝힌다. 신화의 시간은 직선적이지 않다. 신화의 시간은 시작과 끝이 없는 ‘동시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신화는 인간과 동물이 아직 서로 분리되지 않았고 또 우주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아직 분명히 구별되지 않았던 아주 먼 옛날에 일어났던 이야기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태곳적의 일은 여러 가지 사물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현재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장래 어떠한 형태로 남을 것인가를 예언하기에 신화는 시간통합적이다. 이렇게 신화는 과거나 먼 미래 또는 현재의 시간을 모두 하나로 뭉뚱그려 융합한다. 신화가 창조적 수용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유기체와 같은 것, 말하자면 하나의 주제가 되는 선율을 바탕으로 부단히 변화되는 ‘변주곡’(레비-스트로스) 같은 것이 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결론적으로 신화는 이미 있었던 ‘실체’가 아니라 여기 지금 항상 생성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신화의 세계는 한번 이루어진 후에 다시 해체되고, 해체된 파편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세계를 부단히 일궈낸다. 신화는 다양한 해석을 통해 수많은 의미가 쏟아져 나오는 화수분이다. 발터 벤야민이 적시(摘示)한 것처럼 신화는 자꾸만 따르는데도 따르는 족족 새 술이 가득 차는 ‘필레몬의 술병’이다.

참고문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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