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일본의 개항장 나가사키에서 청국의 영사재판권 행사 문제 -아시아간 개항 실태에 대한 사례 연구-
Chinese Consular Courts in the Treaty Ports of Japan: Civil Cases in Nagasaki during the 1880s and 18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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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일본이 어떠한 경위를 거쳐 개항을 했고 그 실태는 어떠하였는지를 밝히는 작업은 근대 한일관계를 검토하는데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개항 실태에 대한 그동안의 이해는 추상적인 수준에 그쳐왔다. 본고는 이같은 문제의식 하에, 일본의 개항장에서 이뤄진 영사재판권을 검토하여 그 실태를 밝히고자 했다. 특히 기존의 영사재판 연구가 주로 서양이 행사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에 반해, 본고는 일본 재류 외국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청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영사재판에 주목하였다. 잔존 사료의 제약으로 분석 시기와 대상 지역은 1880년대~90년대 나가사키(長崎)에서의 민사사건에 한정하였으나 이를 사건의 성격, 재판 형식에 따라 분류, 검토하여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민사사건 검토의 의미는 첫째, 개항장에서 일본인과 청국인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전 거래를 둘러싼 소송에서는 일본인에게 물건을 구입하여 수출하는 청국인 무역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일본인 도매상을 통해 개항장에서 소매업을 꾸려나간 청국인의 사례도 확인된다. 이는 대중국 수출입을 담당한 무역상인, 혹은 그 대척점에 존재하는 하급 노동자(쿨리)로서 단순히 분류되는 재류 청국인의 생활상을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인사사건에서는 청국인과 일본인 첩, 일본인 유모, 청국인과 일본인의 혼인 문제 등, 상업 거래를 통해서는 보이지 않는 양국민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근대적인 민사재판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았던 청국과, 민법 및 민사소송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던 일본이 교착하는 양상이 드러난다는 점에 있다. 영사재판의 개별 사안에서 영사의 재량에 따른 유연성이 발휘될 여지는 남아 있었지만, 항소나 형사 부대 소송사건을 인정하지 않는 청국의 영사재판권 행사는 일본인 원고에 대한 근대적 사법제도의 운용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법권회복의 측면에서 영사재판권의 철폐는 서양, 청국 어느 쪽을 향해서도 통하는 논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법 제도의 근대화가 서양과의 조약개정을 위한 전제가 된 반면, 청국과의 조약개정은 영사재판의 ‘전근대성’을 타파하는 길이기도 했다. 상호 대등성을 바탕으로 성립한 청일수호조규는 문명의 우열 논리 속에서 부정되어야 하는 불평등한 조약이었던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the Chinese Consular courts in Nagasaki, the treaty port of Japan, to provide a comparative historical approach to modern Korea-Japan relations. The study of consular jurisdiction was mainly based on Western cases. However, the Qing Dynasty exercised consular jurisdiction in Japan, as well. This article focuses on civil cases in Nagasaki during the 1880s and the 1890s. The civil cases show not only the relationships between Japanese and Chinese in Nagasaki, but also impasses between these two countries facing different situations in the modern law system. The Civil law and the Civil procedure code were not established in the Qing Dynasty at that time, whereas Japan was on the way to enacting those laws. For Japan, those modern laws are necessary for the revision of the “unequal” treaties with the West. At the same time, under the Sino-Japanese Treaty of 1871, which claimed the equality of the two countries, Japan encountered another problem of consular jurisdiction. The exercise of legal rights by Chinese in Japan prevented the Meiji government from applying modern civil laws to Japanese plaintiffs against those Chinese. In other words, the Sino-Japanese Treaty of 1871 was an unequal treaty for Japan, and should be denied by the “theory of civilization” or by “moder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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