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서사문학에서의 노년상과 현대적 의의
Figures of old age in Classical Narrative and their modern mea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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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에서는 고전서사문학 전반에서 나타나는 노년의 모습을 살피고 난 뒤, 다른 고전서사문학 하위유형들에 비해 가족관계 내에서의 노년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국문장편 고전소설에서의 양상을 살폈다. 이때에는 손자와의 관계가 부각되었으며, 조부모가 된 이후의 나이에 감당한 가족관계 내에서의 역할과 위상이 주로 논의되었다. 현대에는 갈수록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년 삶의 질이 저하되고, 가족 간의 관계가 밀접하거나 화목하지 않아 소외와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세대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므로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해 보고자 하였다. 이에 우리 고전서사문학에서 노년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졌는지, 노인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려졌는지, 가족 관계 내에서는 어떤 위상을 지니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탐구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지향하던 노년상, 부모자녀관계, 조손관계 등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고전서사문학에서의 노년상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주로 등장한다. 어떤 갈등 상황이나 문제적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는 지혜를 지닌 이로 형상화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서사문학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에서도 그러하다. 여기서의 노인은 혜안과 신통력을 지닌 문제 해결자로서 신령과 같은 초월적 존재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후의 여타 고전서사문학에서도 노인이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남성 노인은 주로 ‘견문이 넓고 지혜가 있는 어른’이라는 존재로 형상화되어 있다. 우화소설 <두껍전>이나 연암이 지은 <민옹전>에서의 어른이나 영감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여성 노인은 할미 또는 노파라는 호칭으로 등장하는데, 주로 말을 잘하고 갈등을 조정하거나 인연을 매개하는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19세기의 애정소설인 <절화기담>이나 <포의교집>의 노파들, <동래들놀이>의 미얄할미 등이 바로 말을 잘하고 노련하며 생활력이 있는 여성 인물들이다. 남성 노인은 좌장(座長), 수장(首長), 문제 해결자로서의 면모가 강한 것에 비해, 여성 노인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매개자, 자기 삶의 개척자로서의 면모에 그쳐 한 집단의 어른으로서의 위상은 없었다는 면에서 차별적이다. 이렇게 고전서사문학에서의 노년상은 주로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모습이기에 ‘노인’, ‘노파’, ‘할미’ 등으로 불렸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로운 인물로 기능하거나 갈등 해소를 지연시킴으로써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로 기능하였다. 하지만 국문장편 고전소설들에서는 주로 가족 관계 속에서의 노년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조부’, ‘조모’, ‘집안의 어른’으로서의 역할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은 자손들을 엄하게 교육함과 동시에 자기 자신도 철저하게 관리함으로써 예법을 잘 지키고 능력도 뛰어나며 늙어 보이지도 않아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손자들을 애틋하게 사랑하며 신체 접촉도 아끼지 않는 등 색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집안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묘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가족들의 화해와 위로의 장을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노년의 인물들은 한 집안의 어른이라는 위치이기에 남녀 성별에 상관없이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체화한 언행을 보이기도 한다.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가문 전체의 위상 정립이나 유지를 위해 일을 처리하곤 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년의 인물들은 한 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어른으로 존경을 받았으며 나라에서도 존경하고 축수(祝壽)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특히 국문장편 고전소설의 노년의 인물들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컸고, 비슷한 연령의 가족들이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는 등 벗이 되어 주고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노년상과 가족 관계는 현대의 가족 갈등과 노인 소외의 해법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물론 이 문제들이 정신적인 부분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학을 통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소양을 배울 수 있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figures of old age appearing in entire classical narrative. After that, it examines figures of Korean full-length classical novels in which figures of old age in family relations are notably shown comparing to other subtypes of classical narrative. Old people in classical narrative usually function as wise people who solve problems in social relationships or people who cause tension by delaying resolving a conflict. However, in Korean full-length classical novels figures of old age are usually seen in family relations and their roles are focused on roles as ‘grandfathers’, ‘grandmothers’ or ‘seniors of a family’. They teach their children strictly and manage themselves. They are embodied as people who are respected by others because they are capable and do not look young. At the same time, they love their grandchildren and physically contact with them. In addition, they help family members to reconcile and console by creating an atmosphere for adjusting conflicts. However, they say and act in a patriarchal manner regardless of their gender because of their status as seniors of a family. Like these, old people in classical narrative play important roles in a family and are respected by others, so figures of old age in classical narrative can be suggested as solutions for modern family conflicts and the alienation of old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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