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소설 「지도의 암실」연구
A Study on Yi-Sang’s novel “The dark room of the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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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상의 소설 「지도의 암실」은 그동안 연구자들에 의해 난해하고 일관성이 없다거나, 독서가 불가능한 텍스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소설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형식의 측면에서 당대 현실에 맞서고자 한 이상의 자의식이 집약되어 있는 작품이다. 본고는 이 소설에 삽입되어 있는 백화문 문장에 등장하는 지명들이 ‘상해사변’과 결부되어 있는 고유명사라는 기존의 연구에 이어, 주인공인 ‘그’가 가리키고 있는 ‘지도’가 실제로 이 시기 신문에 실린 상하이 북정거장 인근의 일본군 공습을 알리는 지도였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것이 추상적인 내면세계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자 했다. ‘그’는 시계나 캘린더로 표상되는 근대적 ‘시간’이라는 규율과는 무관하게 ‘암뿌을르(램프)’를 켜고 끄는 것에 따라 시간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 행위는 작품 속 시간을 복잡하게 보이게 했지만, 그것은 ‘그’가 이 ‘시간’과 싸우고자 한다는 점에서 필연적이었다. 공간의 측면에서 이 작품은 아침에 일어난 ‘그’가 외출한 뒤 귀가하기까지의 이동을 다루고 있다. 본고에서는 ‘그’의 공간 이동이 ‘통인동-인왕산-동물원(창경원)-본정(혼마치, 미쓰코시 백화점)-조선극장(종로)-통인동’의 순서로 이어진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는 화려한 경성의 도심을 ‘무덤’으로 간주하고, 세계를 막다른 골목(死胡同)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처럼 ‘그’는 ‘암실’과 같은 세계의 지도 위를 걷고 있지만, 이 지도는 다름 아닌 현실의 음화들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는 암실 속에서 ‘지도’를 들고 모험을 감행하면서, 되돌아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글쓰기’의 공간 속으로 나날이 더 깊이 들어간다. 바로 그곳에 이미 주어진 세계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설 수 있는 ‘그의 의미’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Abstract
Yi-Sang's novel “The dark room of the map” has been evaluated as a complicated text that is inconsistent and difficult to understand. This study sought to explore this notorious work as a comprehensible novel. This approach to the text reveals that the novel is the result of Yi-Sang’s self-consciousness, which he tried to confront in reality from the two standpoints of “time” and “space.” In particular, this study confirms that the Chinese sentences embedded in the novel and the “map” that allows the main character to walk with his fingers were closely related to the Shanghai-incident (上海事變) that broke out in 1932 when the novel was published. It becomes clear that the time and space in this novel are not abstract, but distinctly “real.” The main character of this novel is living the time for himself by turning the “lamp” on and off regardless of the “modern time” symbolized by the clock or the calendar. He tells himself that he wants to resist this “time” without going backwards, and lives in a different way to “K,” who lives an ordinary life as his other self. His life pattern, which follows the rhythm of his turning on and off of the lamp, makes the time of the novel seem intricate, but this is inevitable, given his desire to resist the negative time of reality. In terms of space, the plot of this novel follows the main character waking up at 10 am on a holiday, leaving his house, returning home, and falling asleep at 4 am. This study confirmed that he went to a mountain, a zoo, the main street, a department store, a theater, restaurants, and so on. However, he considers the city's downtown as a graveyard, and is constantly attempting to die in it. This is because he regards the world in which he lives as a dead end. Thus, he was walking in the darkroom , but must have been holding the map. This is important because the map that he holds is made of some dark pieces of “reality.” Perhaps he may not be able to return to reality, but that is because there is a meaning of life there that he goes deep into the space of “writing,” as he attempts a dangerous adventure. There is also a reason that Yi-Sang's novel “The dark room of the map” cannot be left as an unreadable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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