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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시’의 이율배반과 월북 시인 오장환

Oh Janghwan and the Antinomy of ‘Ideology’ and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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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월북 시인’으로서 오장환의 해방기 시는 해방 공간의 정치적․이념적 대립 구도 내에서 좌익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로 독해되어 왔다. 해방 이전까지의 시들이 보여준 특성과는 단절되는 것으로 해방기 시의 특성을 규정하는 이러한 독해는, 시인에게 있어 사회주의라는 이념이 애초 식민지기부터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해왔으며 그것이 ‘시’와 어떤 방식으로 얽혀있었는지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오장환이 보여주는 정치적인 행보와 문학적인 실천은 서로 완전하게 일치되지 않는 방식으로 겹쳐 있었다. 해방기 오장환의 정치적인 동시에 문학적인 ‘기획’은 이 ‘겹침’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서 이념과 시의 ‘어긋남’을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 ‘어긋남’의 기원은 식민지기 사회주의 사상을 자기 신념의 핵으로 삼고 있던 오장환이 스스로를 ‘시인’으로 호명할 때에 발생했던 모종의 ‘원죄의식’이었다. 구체적인 삶과 죽음들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시인’은 그들에 대한 ‘부채의식’을 자기 시의 몸에 ‘원죄’로서 새기고 있었고, 그 ‘죄’이자 ‘벌’로서 오장환의 ‘시 쓰기’는 ‘시인’이 끊임없이 자기 갱신을 추동해나가는 과정이었다. 8.15 해방은 그런 ‘시인’에게 이 부채의식을 생산적인 힘으로 전환시켜줄 만큼 강력한 공간을 마련해주었으나, 이 새로운 투쟁의 공간 속에서 그는 세계 변혁의 최전방에 나서있는 ‘백혈구’들의 ‘성실’한 삶과 피 흘리는 죽음들 앞에서 또다른 ‘부채의식’으로서 ‘원죄의식’을 새기게 된다. 가장 ‘정치적’인 순간에 가장 치열하게 발동되는 이 원죄의식에 의하여 그의 ‘시’는 이미-항상 ‘이념’과 어긋나고 있었고, 바로 그 어긋남의 방식으로 ‘이념’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처럼 해방기 오장환의 문학적 기획들이 ‘이념의 목소리’라는 단일한 논리로 정돈될 수 없는 것은 바로 애초에 그에게 ‘이념’과 ‘시’는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포섭해내는 방식이 아니라 이율배반적인 양자를 동시에 짊어지는 방식으로 이행(履行)되어야 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적으로는 ‘월북’을, 문학적으로는 ‘우리의 노래’를 선택한 이후에도 오장환은, ‘시인’은 ‘이념’의 내부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 없으며 ‘이념’은 ‘시인’의 목소리를 말살해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을 보전하는 가운데, 이념도 시도 ‘형식’에 대한 ‘추종’이 아니라 ‘개성’을 발산하는 ‘창조’가 되어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Oh Janghwan’s poetry as an antinomic exercise between conceptions of ideology and literature. As a leftist in the chaotic state of the liberation period, Oh Janghwan aimed to superimpose his poetry on his political stance and moves. However, the ideal of his ideology and the practice of poetry could never coincide inside of him as the demand of ideology always exceeds the domain of poetry and at the same time poetry as a passion of an individual for creation already surpasses a political doctrine. Facing this state of misalignment of political and poetic subject, Oh Janghwan’s ‘writing poetry’ itself manifested difficulty of antinomic but simultaneous performance of ideology and literature as it is, with a certain sense of the sin of Adam from the Japanese colonial era to the liberation period. Even after the poet at last chose to defect to North Korea and write poems according to the demand of the party, the intrinsic tension between exercises of ideology and poetry and the sense of sin as a ‘poet’ were still valid in his poems. The antinomic simultaneity of political and literary beliefs was what prompted Oh Janghwan’s writing of poetry while searching for possibility of non-formalistic ideology and genuine creation of individ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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