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정치이념과 몸의 정체성-해방기 이용악의 시 세계를 중심으로-
Memory, Political Ideology and the Identity of Body: A Study of Lee Yong Ak's Poetry in the Liberation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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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해방기 이용악이 창작한 시들을 분석함으로써 해방공간의 유이민 시와 정치이념 시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하여 해방공간 이용악의 시 세계 속에서 드러나는 기억과 정치이념 간의 연동과 균열, 그리고 상호 작용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해방기에 이용악이 쓴 유이민 시들은 단순히 핍박받는 하층민의 비극적 현실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일종의 개인적이자 집단적인 기억으로서의 유이민의 삶이 미․소 군정의 양립된 이념 통제에 의해 배제되고, 그 가운데 ‘민족 정체성’에 포섭되지 못하게 된 현실을 드러낸다. 유이민으로서 아이덴티티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하여 이용악은 좌익 정치이념에 힘입어 새로운 몸을 표상함으로써 새로운 투쟁 주체를 시적 언어로 구축하려 시도한다. 그러나 격해진 좌우대립과 남한 단정의 수립으로 인해 좌절을 경험한 이용악은 이후 정치이념을 두드러지게 표명하기보다는, 유이민의 삶이나 과거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적 감정에 기대어 시를 창작한다. 해방기에 쓰인 이용악의 유이민 시는 민족 현실 재현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기억의 메커니즘으로 전환․작동되어 시인 작품의 변화를 이끌어가며 지탱해주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발휘한 것이다.
Abstract
本文通过分析解放期李庸岳创作的游移民诗歌和政治理念诗歌之间的关系,试图阐明李庸岳诗歌世界中记忆和政治理念之间的连动和分裂状态,把握二者如何相互作用与影响。自殖民地时期以来,游移民生活一直是李庸岳热衷并擅长的诗歌主题,到了解放期,这一类型的诗歌除了反映当时韩半岛社会底层人民的艰苦现状之外,还作为一种内在的集体和个人记忆,帮助诗人重新认识混乱和无序的解放局势。美苏意识形态对游移民主体性(身体和记忆)的无视和否定,促使了诗人借助左翼政治理念的力量重新刻画斗争主体的身体以缔造新的主体意识。另一方面,虽然游移民生活的记忆遭到外部政治世界的泯灭,但它仍旧在李庸岳的诗歌世界中发挥作用,以一种怀旧的力量帮助诗人表达个人情感和政治抱负。游移民身份的记忆一方面推动了诗人对政治理念和诗歌结合的创作探索,另一方面也使诗人得以与主流意识形态斗争保持一定距离,维护诗歌内在的独立性和政治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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