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적 보편과 마주선 특수자의 요청 : 김기림의 경우
A Study on Kim Gi-rim’s Attitude toward ‘the Modern’ and the Theory of ‘Overcoming the Mo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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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930년대 중후반부터 일본에서는 ‘근대’가 더 이상 자신의 상징적 등가물을 향한 욕망을 통해 주체를 구성하게 하는 대문자 타자(Autre, the Other)로 기능하지 않게 됨에 따라 ‘근대의 초극’, ‘세계사의 철학’ 그리고소위 ‘동양론’ 등을 비롯한 새로운 로고스(logos)가 저 결여를 메우기 위해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김기림과 최재서를 비롯한 조선의 문인들역시 무한 삼진의 함락과 파리의 낙성과 같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근대라는 큰타자가 지정하는 소문자 대상(the other)들을 탐문하던 시기를 마감하고 근대라는 상징적 베일 자체의 존립근거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김기림이 근대의 폐기를 기정사실화하고 근대의 초극이라는 입장에서 사태를 ‘사실 수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김기림은 근대의 초극이 아니라 결산을 요청한다. 다시 말해그는 도착적으로 큰타자를 만들어 세우는 대신에 애도를 지연시킨다. 「조선문학에의 반성」에서 그는 근대를 이미 모든 부정적 실정성들로 채워진대상으로 간주하는 대신 근대에 대한 조금 더 냉철한 결산을 요청한다. 당대 유행했던 ‘조선적인 것’ 혹은 동양적인 것의 재발견을 통해 이항대립상의 하위를 상위로 전복시키는 것, 그것을 통해 위계전도된 상태를 다시 보편으로 굳히는 것이 김기림의 궁극적 관심사는 아니었다는 것은 중요하다. 김기림이 주장하는 동양의 발견과 동서양 종합의 시도는 도착적 보편주의를 의도한 것이기는커녕 근대적 방법에 의해 미분되어 새롭게 발견된 동양을 가능한 양태의 하나로 상정함으로써 현실태로서의 보편을 오히려 무한히 지연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근대에 대한 애도를 지연시키는신경증자의 탐사가 의미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식으로, 보편이라는 대문자대상에 대해, 자족적으로 실정성을 채워가는 방식이 아니라 그것을 잠재적으로 요청되는 자리에 둠으로써 사실 수리에도 도착적 보편에도 기울지않기 때문이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Kim Gi-rim’s attitude toward ‘the modern’ and the theory of ‘overcoming the modern.’ In the middle of 1930s, when the western standards of ‘the modern’ seemed no longer universal, a group of historians and philosophers of Japan and Korea argued that there should be an alternative universal theory. They suggested ‘the oriental (thing)’ as an alternative and opposing thesis of ‘the western canon of modernity.’ However, this discourse resulted in another oppressive universalism, and it turned into a theory of fascism, which is defined as ‘perversive’by Slavoi Zizek. Kim Gi-rim did not take that course of accepting the overwhelming social conditions. He did not discard all the legacies of ‘the modern.’ Rather, he tried no to end the period of mourning over the death of ‘the western modern.’ He demanded the ‘final accounts’ of ‘the western modern.’ Due to such a neurotic attitude toward ‘the modern’ and the theory of ‘overcoming the modern’, he never accepted the newly coming perversive univers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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