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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시대 한일관계사 연구의 틀에 대한 재검토: 근세 조선ㆍ중국ㆍ일본 삼국관계사에 대한 하나의 시도

Reexamining the Framework for Studying Japan–Korea Relations in the Edo Period : Toward Trilateral History among Early Modern Chosŏn, China, and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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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에도 시대의 한일관계사 연구를 기존의 양국관계 중심의 틀에서 탈피시켜, 일본ㆍ중국ㆍ조선 삼국의 상호 연관 속에서 재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종래의 한일관계사 연구, 특히 조선통신사 연구는 방대한 연구 축적에도 불구하고 주로 한일 양국간에 초점을 맞추어동아시아 국제질서 전체에서의 위치 설정이 충분하지 않았다. 조선은 명ㆍ청의 책봉체제 하에있으면서 일본과의 교린관계를 유지하는 이중 구조 속에서 외교를 전개했으나, 이러한 복잡한국제환경 하에서 한일관계가 중국과의 외교질서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對馬島宗家文書ㆍ倭情咨文ㆍ明清檔案 등 다언어 사료를 횡단적으로 검토하고, 임진왜란 이후의 통신사 파견과 부산 개시, 나아가 명청교체기의 삼국간 외교 동태에 주목하면서, 조선이 담당한 중개적 역할과 정보 조작 및 전달 메커니즘을 분석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근세의 한일관계는 일견 양국간의 외교문제로 파악되어 왔으나, 그 실태는 항상 명청과의 관계를 전제로 한 ‘삼국연동적 구조’ 속에서 전개되었다. 에도 시대의 통신사 三使 중 16명이 연행사도 경험했던 사실은 그들의 중복 경험이 조선의 외교판단을 뒷받침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이 청에 제출한 왜정자문 분석을 통해 1643년 통신사 파견이 청의 의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음을 밝혔다. 나아가 1811년 역지빙례에서 막부가 필담을 통해 중국 북방, 특히중조ㆍ중러 경계정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했던 실태를 해명하고, 통신사가 단순한 우호사절이아니라 동아시아 정보 네트워크의 중요한 결절점이었음을 제시했다. 둘째, 임진왜란 후 전후처리가 조ㆍ명ㆍ일 삼자의 복잡한 역학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밝혔다. 1604년의 ‘조선자임자문’은 종래 조선의 주체적 판단을 보여주는 문서로 이해되어 왔으나, 본 연구는 명이 완전히 손을 뗀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감시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실증했다. 또한 같은 해 부산 개시 허가를 둘러싸고 쓰시마번은 막부에 대해, 조선은 명에 대해 각각 다른 정보조작을 행했음을 밝혔다. 나아가 17세기 전반 다섯 차례에 걸친 조선 경유 일명 통교교섭 분석을 통해, 조선이 중개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정보를 취사선택했음을 제시했다. 셋째, 일중 간에 공식외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은 정보 전달 및 선택적 조작을 통해 양자의 중개기능을 담당했다. 야나가와 잇켄(柳川一件)에서 조선은 명에 대해서는 마상재(문위행)의 존재를 숨기고, 청에 대해서는 以酊庵 윤번제를 감추는 등 상대에 따라 다른 정보조작을 행했다. 명청교체기에 조선은 쓰시마번에 대해 선택적 정보제공을 하고 청의 대일통교 요구에 소극적 자세를 취했다. 한편, 쓰시마번은 조선을 통해 중국정보 수집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중조무역 동향은 한일무역과도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과 조작이 삼국관계의 역학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본 논문은 ①한일관계와 중조관계의 연동성, ②조선의 중개기능, ③삼국간의 정보ㆍ물자ㆍ 인적교류의 순환적 구조에 주목함으로써 근세 동아시아 국제관계사에 두 가지 새로운 시각을제시한다. 첫째, 종래의 양국관계사 틀을 넘어 삼국의 연쇄적 관계의 다이나미즘을 해명하고, 조선이 단순한 중계자가 아니라 정보와 외교의 전략적 중개자로서 기능했음을 제시했다. 둘째, 정보의 수집ㆍ전달ㆍ조작 메커니즘에 주목함으로써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정적인 ‘구조’가 아니라 각국의 전략적 상호작용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축되는 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하는 시각을제공했다. 이를 통해 에도시대의 한일관계사를 동아시아 국제질서 전체 속에서 재평가하고, 기존 양국관계사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며, 근세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새로운 종합적 이해를 제시했다.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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