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강연] 근대의 충격, 고전서사의 대응과 모색
[Keynote Speech] The Modern Shock, Confrontation and Grope of Classical Narr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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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전환기를 맞아 고전서사는 ‘舊小說’이라는 다소 유폐적인 命名에도 불구하고 ‘근대’라는 낯설고 강력한 타자에 맞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했다. 필사본 신작 고소설 <鄭氏福善錄>에서는 형식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내용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자주개화와 부국강병을 담을 수 있었으며, <병인양요>(1928), <녹두장군>(1930), <이태왕실기>(1930) 등의 활자본 신작 역사소설에서는 당대의 문제인 쇄국정책을 비판하고 봉건정부의 무능과 부패, 외세의 침탈을 이야기로 만들어 나름대로 ‘근대성’을 담고자 했다. 장르를 전환한 전래동화에서는 ‘동심천사주의’에 근거해 고소설의 풍부한 디테일이 생략되어 현실의 구체적 모습을 온전히 형상화하지 못했기에 가치관이 전도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매체를 전환한 영화의 경우 초창기부터 <춘향전>을 비롯한 고소설이 대거 활용되면서 조선영화의 판도를 주도했다. 무엇보다도 대중서사에 바탕을 둔 고소설의 익숙한 내러티브가 당시 사람들에게 호응을 주었기 때문이지만 조선의 ‘이야기’에 조선 사람과 풍광이 등장함으로써 근대적 프레임 속에 비춰진 자신들의 모습을 통해 조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변개와 전환이 가능했던 것은 고전서사가 누구나 즐기는 ‘대중서사’에 기반하고 있어서이다. 오랜 시간 모두에게 두루 통하는 ‘대중성’과 ‘통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근대화의 격랑 속에서도 대중들에게 널리 수용되어 굳건하게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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