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의 가능성 혹은 헤테로토피아-이효석의 만주 기행과 하얼빈 표상-
Possibility of ‘Another’ World or Heterotopia: Lee Hyo-Seok’s Travels in Manchuria and His Representation of Har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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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만주는 식민지 조선에서도, 제국 일본에서도 다른 삶을 향한 기획이 공간적 실천으로 실현되는 헤테로토피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글은 이와 같은 ‘헤테로토피아로서의 만주’에 주목하여, 중일전쟁 이후 세계사적 전환과는 ‘다른’ 세계에 대한 사유가 어떻게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재현되고 있는지 이효석의 만주 기행과 하얼빈 표상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산문 「대륙의 껍질(大陸の皮)」에서 이효석이 하얼빈의 거리 풍경에서 느끼는 애처로움이나 애잔함과 같은 정서는 중일전쟁 발발 이후 국가총동원법을 공포ㆍ시행하고 총동원 체제로 전환해 가던 시대적 상황에 대한 비판적 거리와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애수 어린 시선은 단편소설 「하얼빈」으로 이어진다. 「하얼빈」에 등장하는 ‘스테반’과 ‘유우라’는 이효석이 ‘다른’ 세계를 열망하는 가운데 비유 형상으로 그리고 있었던 ‘불가능한 최선’의 지점을 표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인물들이다. 「하얼빈」에서 ‘스테판’, ‘유우라’ 두 인물을 통해 ‘다른’ 세계를 표상하고 서사화하는 과정은 식민 도시 하얼빈에서 펼쳐지는 모더니티의 불균등한 실현을 포착하는 작업과 동시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얼빈」에서 회의주의자인 작중화자 ‘나’가 보여준 ‘지금보다 다른 세상’에 대한 열망과 상상은 『벽공무한』을 통해 보다 긴 호흡으로 서사화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일만이 즐거운 일이었던 ‘유우라’와 죽음 이외의 말로는 위로할 수 없었던 ‘나’의 하얼빈(「하얼빈」)은, 같은 처지에 놓인 ‘쭉정이끼리’의 이해를 기반으로 사랑의 장으로 들어선 ‘천일마’와 ‘나아자’의 하얼빈으로 변주되는 가운데(『벽공무한』), ‘다른 세상’, ‘다른 우연’에 대한 열망을 견인하는 공간에서 실제 위치를 가지는 유토피아, 즉 헤테로토피아의 모습을 갖추어간다.
Abstract
Manchuria has the characteristics of a heterotopia where plans for a different life are realized through spatial practice both in colonial Joseon and in imperial Japan. This article focuses on ‘Manchuria as a heterotopia’ and examines how thoughts about a world ‘different’ from the world historical transition after the Sino-Japanese War are reproduced through literary imagination, focusing on Lee Hyo-seok’s travels in Manchuria and his representation of Harbin. In the prose “The Shell of the Continent”, Lee Hyo-seok’s emotions such as pathos and sorrow felt in the street scenes of Harbin are related a critical distance about the situation of the times when the National Mobilization Act was promulgated and implemented after the outbreak of the Sino-Japanese War and the transition to a general mobilization system was made. His sorrowful view of Harbin continues in the short story “Harbin”. The characters of “Harbin”, ‘Stepan’ and ‘Yuura’, are characters that allow Lee Hyo-seok to represent the ‘impossible best’ point that he was drawing as a metaphor while aspiring for a ‘different’ world. In “Harbin”, the process of narrating to represent a ‘different’ world through the two characters ‘Stephan’ and ‘Yuura’ is carried out simultaneously with the work of capturing the uneven realization of modernity unfolding in the colonial city of Harbin at the time. In “Harbin”, the desire and imagination of ‘a different world than the present’ shown by the skeptical narrator ‘I’ is narrated in a longer breath through 『Byukgongmuhan』. ‘Yuura’, whose only joy was thinking about death, and ‘my’ Harbin (“Harbin”), which could not be comforted by words other than death, are transformed into Harbin of ‘ChunIlma’ and ‘Naaja’, which entered the field of love (『Byukgongmuhan』) based on the understanding of ‘chaffs’ in the same situation. And in the process, Harbin takes on the appearance of a utopia, or heterotopia, with an actual location in a space that drives the desire for ‘another world’ and ‘another coinc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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