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시의 숭고와 그 의미
The Sublime in Kim Jong-sam’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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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지금까지 김종삼의 시세계는 ‘잔상의 미학’으로 통칭되는 순수미학주의의 산물로 이해되어 왔다. 그간의 연구사에서 주장하듯 그의 시들은 분명 작고 소박한 사물에 대한 고요한 관조를 통해 촉진되는 생의 감정을 표현한 순수미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그 같은 ‘미의 미학’만으로 김종삼의 시세계가 온전하게 해명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이 연구는 출발하였다. 오히려 김종삼의 상당수 시들은 ‘미’보다도 ‘숭고’의 체험을 적극 발화하고 있다. 그의 시들은 드높은 곳에 존재하는 신성, 무한성, 영원성에 대한 동경과 더불어 그 높이의 세계로 진입하려는 영혼의 비상까지를 진술한 점에서 숭고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천상의 세계와 맞닿은 경계에서 천상의 풍경들을 지워내고 있는데, 이 또한 무한을 감각하되 그 감각의 경계 지점에서 무한의 형상적 윤곽을 짓고 허무는 움직임을 제시하는 숭고의 미학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김종삼의 시들은 매우 거대하거나 압도적인 현상 앞에 직면한 주체의 당혹감, 무력감, 불편감 등 ‘불쾌’의 감정을 많이 드러낸다. 단순히 불쾌의 제시로만 그친 시들도 있지만, 죽음의식을 전면화한 작품들에서 시인은 ‘불쾌의 쾌’라는 숭고 체험의 이중적 도식을 형상화한다. 죽음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도 사유하는 주체의 모습을 부각하면서 죽음의 공포를 쾌로 전환시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시들에서 이 같은 숭고 체험은 ‘거대한 황야’로 표상되는 삶의 문제로까지 확장된다. 크나큰 삶의 고통 속에서도 시인은 고통의 불쾌적 감정에 머물지 않고 “황야를 다시 걷자”는 식의 고양된 의지를 발화한다. 삶의 거대한 지평을 껴안고 감으로써 궁극적으로 그의 시는 죽음마저도 삶의 한 일부로 수용하는 자세로 나아갈 수 있었다.
Abstract
Kim Jong-sam’s many poems deal with experiences of ‘the sublime’ rather than ‘the beautiful.’ His poems state not only the longing for the sacred existing in the high place but also the flight of the soul trying to enter the world at the height (Longinos). Also, his poems are characteristic in that they delete the landscapes of Heaven at the boundary with the heavenly world. This also can be seen as the aesthetics of the sublime in which one repeats the movement of building and deconstructing the contour of the limitless at the point of the boundary for sensing the limitless (Nancy). In particular, his poems address the feelings of ‘unpleasantness’ including embarrassment, helplessness, discomfort when he is faced with very enormous or overwhelming phenomena. The poet give a shape to the dual schemata of the experience of the sublime, the ‘pleasure of unpleasantness’ in his works that put up the awareness of death (Kant). The poet reveals his inner will to turn the fear of death into pleasure by bringing the thinking subject into relief even in front of the formidable power of death. This kind of experience of the sublime in his poems is extended up to the problem of life symbolized by the ‘enormous wilderness.’ The poet does not stay at the unpleasant feeling of pain, but does reveal his lofty will, saying “let’s walk through the wilderness again.” His poems ultimately progress toward the experience of the sublime in which he even accepts death as part of life by embracing the enormity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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