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珪壽의 <孰遂念行>에 대하여
On ?Suksoonyum haeng? of Park Gyu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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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환재 박규수는 19세기 한시사에서 주목해야 할 시인의 한 사람이다. 그는 10대에서 20대 초에 걸치는 수학기에 이미 성동시, 석경루 잡절, 강양죽지사, 도봉기유, 봉소여향 등과 같은 빼어난 장시들을 창작했다. 이 논문에서는 1829년 박규수가 봉소여향에 연이어 창작한 또 한 편의 장시 숙수념행을 고찰함으로써 그의 시인으로서의 위상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숙수념행은 왕창령의 공후인을 모방하여 지은 칠언 104구의 악부 가행체 한시이다. 원래 제목은 백설세모행이었으나, 박규수가 홍길주의 숙수념을 읽고 불우한 선비의 원대한 꿈을 그린 그 주제가 서로 통하는 점에 감동하여 숙수념행으로 제목을 고쳤다고 한다. 홍길주 역시 숙수념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본 지기로서 박규수를 대하고 숙수념행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했다.숙수념행은 창작 동기를 술회한 도입부, 가상 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선비의 이상적인 삶을 그려본 중심부, 다시 현실로 돌아와 자성하는 결말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시는 왕창령의 공후인을 모방한 만큼 표현형식상 공후인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편폭이 2배 이상 확대되고 서사시적 요소가 강화되었으며, 뜻을 펴지 못한 시인의 불행한 자의식을 짙게 표출하여 강한 현실성을 획득하고 있는 점에서 그 나름의 독특한 성과를 거둔 작품이다. 창작 배경과 관련해서 보자면 숙수념행은 효명세자가 외척 세력과 갈등을빚었던 순조 말년의 정국에서 신진 재사 박규수가 겪었던 암울한 심정을 호소력 있게 표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숙수념행이 발표되자 이석장의 반숙수념행, 이상수의 화숙수념행 등 후속작이 속출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와 같은 사실은 박규수의 조숙한 문학적 천재성을 입증할 뿐만 아니라 19세기 한시사에서 그의 존재를 더욱 비중있게 다루어야할 필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Abstract
On Suksoonyum haeng of Park Gyusu
참고문헌 (9)
-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영인"
- "세도정치기의 정치행태와 정치운영론" (1996)
- "박규수의 "尙古圖會文義例"에 대하여", pp.301~331 (1996), 태학사
- "박규수의 초기 한시", 6, pp.205~232 (2002), 우리한문학회
- "박규수의 宮詞 ‘鳳韶餘響’에 대하여", 31, pp.313~337 (2003), 한국한문학회
- "堂 李象秀의 山水論과 ‘東行山水記’" (2001)
- "홍길주 숙수념의 세계", 17집, pp.35~59 (2003), 열상고전연구회
- "홍길주의 숙수념에 대한 일 고찰" (2002)
- "한국역사연구회 19세기정치사연구반" (19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