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宗生傳>의 인물 형상과 서사구조 – 애정전기소설의 계승과 변용을 중심으로
The Characterization and Narrative Structure of Jong-saeng-jeon: Focusing on the Succession and Transformation of Traditional Romantic Jeongiso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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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종생전>의 인물 형상과 서사 구조가 지닌 특성을 애정전기소설의 정형화된 서사 문법과의 차이를 중심으로 논한 글이다. <종생전>은 불우한 남성인물의 형상을 변용하면서도, 남성인물이 문벌 좋은 가문의 고독한 佳人에게 절대적 사랑과 認定을 받아 불우를 극복하는 서사 구조는 계승해 애정전기소설과 결이 다른 서사세계를 구축했다. <종생전>이 변용한 형상은 남성인물을 긴 병 수발로 오랜 시간 과거 공부를 폐한 노총각으로 설정한 것이었다. 이는 才子로 설정됐던 애정전기소설의 불우지사 형상에 투영된 문인지식인의 願望을 제거하고 그에 부여된 낭만성을 탈각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이처럼 불우지사의 형상이 不惑의 나이로 설정되자, 애정전기소설에서 불우지사와 가인의 절대적 사랑이 가졌던 상징적 의미가 퇴색됐다. 절대적 사랑은 신의와 인정의 서사가 아닌 성애에 경도된 방향으로 전개됐다. 그 결과는 남성인물의 불우 해소가 아닌, 여성인물의 임신과 송사라는 불편한 결말이었다. 특히 임신이라는 사건은 여성인물이 남성인물의 욕망 충족을 위해 움직이는 환상적 대상이 아닌 육체적 실체로 존재하는 인물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여성인물의 형상은 욕망의 객체로만 존재했던 애정전기소설의 여성 형상과 다른 것으로, 이 작품이 불우를 재구성하면서 우연하게 이룩한 성과였다. 마지막으로 결말을 통해 서술시각을 논했다. 임신과 송사라는 파국으로 치달은 결말은 그간 애정전기소설에서 현실성이 강화된 특징으로 설명됐다. 그러나 임신, 송사 화소는 서사 맥락에서 봤을 때 오히려 비현실적인 것으로, 이 작품이 새롭게 설정한 남성인물의 절대적 불우를 극화하기 위한 서사 장치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절대적 사랑의 이면에 놓였던 성애의 문제를 폭로하고, 불우지사 형상에 투영된 낭만성을 벗겨낸 풍자적 서술시각에 기인한 것이었다. 종합하면 <종생전>은 젊은 불우지사를 늙은 불우지사로 재구성해 애정전기소설의 장르 규범을 역전시킨 패러디물이었다. 이는 애정전기소설이 지닌 불우 해소 구조가 더 이상 서사적 공감과 위로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조선 후기 향촌 사족의 현실 인식을 대변한 것이었다.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the characterization and narrative structure of Jong-saeng-jeon, highlighting how they differ from the conventional narrative grammar found in traditional romantic jeongisoseol. Firstly, this analysis focuses on the characterization of the unfortunate male character and the structure of resolving his misfortunes, which are central to the genre. Jong-saeng-jeon portrays the protagonist as an old bachelor who has abandoned his studies for the civil service examination due to prolonged caregiving for his ill father. This transformation primarily involves altering the characterization of the miserable scholar. In traditional romantic jeongisoseol, marginalized intellectuals are often depicted as miserable individuals of literary talent who harbor grievances. However, in Jong-saeng-jeon, such grievances are absent, removing the associated romanticism. Nonetheless, the narrative structure of overcoming misfortune through absolute love and recognition from a lonely, beautiful woman of a noble family is still succee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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