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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웅, 이념 -한국 고전소설에서 본 전쟁-

War, Heroes, Ideology - Wars seen through Korean classic nove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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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전쟁’을 주제어로 삼아 한국 고전소설사의 큰 흐름을 살폈다. 초기 소설에서는 전쟁이 지닌 고통의 측면과 기회의 측면을 아울러 엿볼 수 있었다. 임진왜란과 이어지는 전란기를 배경으로 한 「주생전」․「위생전」․「최척전」․「김영철전」은 평범한 개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연이은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개인의 불행과 일상의 파괴를 부각했다. 「달천몽유록」․「강로전」․「강도몽유록」․「임진록」․「박씨전」을거치면서 국가주의적 전쟁 관념이 강화되어 전쟁에 직면한 개인은 굴종을 거부하고 목숨을 바쳐 국가에 헌신할 것이 요구되었다. 17세기 소설에서 지배 이데올로그들은 국왕의 존엄을 강조하며 임금과 국가를 위한 무조건적인 헌신을 기리고 간신 한두 사람에게 전쟁 실패의 책임을 묻는 방식을 제시했다. 실패한 전쟁을 승리의 역사로 기억하고자 하는 지배층의 열망으로부터 ‘구국의 전쟁 영웅’의 출현과 선량하고 총명한 군주의 후원, 그럼에도 패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소설 구도가 탄생했다. 완전한 승리를 구현하기 위해 패배주의적 운명론을 걷어낸 가상의 역사 속에 가상의 영웅을 창조하는 일이 필요했는데, 『구운몽』이 그 출발점이 되었다. 『구운몽』』이후 전쟁은 주인공 최대의 위기 순간 ‘때마침’ 일어나 주인공을 상승시켰고, 과거의 중국이 ‘가상 세계’로 설정되면서 ‘天命’을 받은 주인공은 중화 문명의 수호자로서 천하를 호령하게 되었다. 20세기 전반까지도 큰 인기를 누렸던 영웅소설은 『구운몽』의 중요한 창안 이후 가문소설을 거쳐 만들어진 하나의 귀결점이 되었다. 영웅들의 세계에서 전쟁은 조금의 고통도 없이 주인공을 시련에서 벗어나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과시한 뒤 최고의 지위에 올라 행복을 만끽하게 하는, 반가운 기회였다. 본고를 통해 드러난 조선 후기 소설사의 한 흐름은 17세기 조선의 지배층이 당면했던 문제, 곧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실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참혹한 실패의 역사를 어떻게 새로 쓸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정신사의 한 반영이자 의식적인 모색의 결과로 본다.

Abstract

I reserched the trend in the history of Korean classic novels using ‘war’ as the theme. In the early novels, both sides of pain and opportunity of war could be observed. Jusaeng-jeon, Wisaeng-jeon, Choecheok-jeon and Kimyeongcheol-jeon set in the backdrop of the Japanese invasion of Korea in 1592 and the ensuing wars, highlighted the misfortune of individuals and the destruction of daily life in the vortex of successive wars while illuminating the lives of ordinary individuals. The concept of nationalistic war was strengthened, and individuals facing war required to refuse to submit and devote their lives to the country. The ruling ideologues emphasized the king’s dignity, and presented a way to praise the unconditional devotion to the king and to hold one or two villain accountable for the failure of the war through Dalcheon-mongyurok, Gangro-jeon, Gangdo-mongyurok, Imjin-rok and Parkssi-jeon. The composition of novels consisting of the emergence of a war hero of national salvation, the patronage of a good king, and the inevitable fate of defeat was born from the desire of the ruling class to remember the failed war as a history of victory. It was necessary to create a virtual hero in a virtual history that eliminated the defeatist fatalism in order to realize complete victory, and Guunmong became the starting point. After Guunmong, the war happened ‘just in time’ at the moment of the hero’s greatest crisis and elevated the hero who received the Heaven’s decree came to command the world as a guardian of Chinese civilization. Heroic novels became a culmination achieved through family novels after the invention of Guunmong. War was a welcome opportunity in the world of heroes to free the hero from suffering, to show off the maximum of his abilities, and to enjoy happiness by rising to the highest position. A stream of novel history in the late Joseon Dynasty is understood as a reflection of mental history and a conscious search to solve the problems faced by the ruling class of Joseon in the 17th century, namely “How to overcome the failures of Imjin War and Qing Invasion of Korea?” and “How to rewrite the history of fail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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