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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시대 연극의 역동적 교류와 그 담론들- 파비스 교수가 제기한 오태석 연출 <템페스트>의 문제점들에 관한 재고 -

The Dynamics and Discourses of Cultural Mutuality in the Age of Glocalization: - A Reconsideration on the Problems of Oh, Tae-suk’s <Tempest> Raised by Prof. Pav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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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연극

초록

최근 수년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연극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프랑스의 연극학자 파비스(Patrice Pavis)는 2012년 가을 한국연극학회가 주최했던 <포스트 아방가르드 이후 연극의 방향성>이라는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서, 오태석이 연출했던 셰익스피어 <템페스트>의 해외공연을 중심으로, 그 연출적 문제와 셰익스피어의 한국화 현상들에 관해 신중하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한 바 있다. 파비스가 “한국의 연출”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제기했던 문제는 ‘한국연극에서 ‘연출’이란 무엇인가?‘ ‘번안, 각색, 재창작’ 들의 범주는 무엇인가?‘ ‘한국화란 무엇인가?’ ‘오늘날 ‘한국화’는 가능한가?’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같은 해 한국을 떠나기 직전 그는 국내 저널인 <공연과 이론>에 기고한 「글로벌 연극」이라는 긴 논문을 통해 세계 연극의 글로벌화와 오태석의 작업을 포함한 한국 연극의 글로벌화의 문제점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파비스 교수는 ‘원전적 정체성’과 ‘체계적 연출미학’, 그리고 ‘기호학적 커뮤니케이션 모델에 의한 각색’이라는 전제들을 지키는 문화상호주의 연극에 대해 호의적인 반면, 글로벌 연극이나 탈근대적 이론들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듯하다. 이 글은 오태석 연극에 대한 그의 매우 조심스러운 비판에 대해 부분적으로 반론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의 우정어린 충고들은 한국연극이 글로벌/글로컬 시대에 위치하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전(正典)은 아직도 유효한가?파비스 교수는 한국에는 극작과 연출 사이의 구분도 없을 뿐 아니라 번역, 번안, 각색, 재창작의 개념과 경계가 매우 불분명하다고 당황해 한다. 아울러 오태석의 언어들이 대부분 원전 언어에 비해 피상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글로벌시대의 아시아 국가들의 셰익스피어 공연들이 원전의 존재, 원전 텍스트의 언어적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제약 없는 작업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탈근대 이후의 재창작은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추세이다. 원전 텍스트의 존재를 추적할 수 없다는 것과 원전 텍스트에 기반해서 얼마나 자유롭게 재해석하고 재창조 했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마찬가지로 원전의 언어를 얼마나 잘 보전했는가와 원전의 언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재창작하느냐의 문제도 성격이 다른 것이다. Dennis Kennedy는 “셰익스피어의 보편성은 초월성이라기보다 순응성(malleability)에서 오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글로벌 시대의 ‘차이’는 ‘중심 없는 차이’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차이는 서구, 정전 텍스트라는 중심으로부터의 ‘차이(difference)’를 넘어 차이의 끊임없는 지연을 즐길 수 있는 ‘차연(difféŕ́́énce)’의 유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연출-공연적 기호화냐/퍼포먼스냐?파비스 교수가 제기한 정전/재창작의 문제는 그가 매우 중요한 요소 및 절차로 여기는 ‘연출’의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파비스는 유럽적인 의미의 연출이란 ‘배치, 배열, 구조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공연을 통해 연출가의 의도와 전략이 분명히 분석되고 설명되며 구체적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의 연출에는 이러한 체계적인 의미화가 충분히 이루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태석에게 있어서 리드미컬한 패턴이나 그것이 야기하는 통감각적(kinesthetic) 지각들이 의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태석은 70년대부터 50년 가까이 이런 퍼포먼스적 성격의 작업을 해왔으며 그의 이런 경향은 한국의 전통연희의 특성과도 맞닿아있다. 그리고 오태석의 경우 뿐 아니라 오늘날 탈근대, 포스트 드라마시대의 연극적 감각은 언어나 연극 기호학적인 의미의 체계적인 구축이나 분석보다 에너지, 신체성, 즉흥성, 수행성, 관객과의 일체화들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은 다시 말 할 필요가 없다. 2006년 바비컨 센터에 초청되었던 오태석과 양정웅의 두 셰익스피어 공연을 본 브라이언 싱글톤은 “텍스트적 원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던 영어권 관객들은 어느새 대단히 시각적이고 신체적이며 때로는 비텍스트적인 스펙터클의 일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한국화는 어떻게 가능한 개념이냐?파비스는 오태석 연극은 위계성의 부재나 혼종성을 드러내며, “심지어 전근대주의로 돌아가는”데 이는 글로벌 연극의 한 특징으로도 본다. 또 전근대주의는 흔히 ‘자문화중심주의(intracultualism)’라는 이름을 취한다고 하면서 오태석의 연극에는 너무나 많은 판소리, 창, 탈춤 같은 너무 많은 ‘한국주의(koreanism)’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Benedict Anderson의 ‘상상의 공동체(The Imagined Community)’ 개념을 인용하며 ‘실제’ 한국적인 것의 재현은 있을 수 없으므로 “한국화는 문화적 요소들을 인용하고 재구성하는 것이지 ‘실제’ 한국의 요소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이국주의에 빠져서는 않된다는 그의 우려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한국화’가 ‘한국적인 기호들’을 인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그의 충고에는 재론의 여지가 있다. 적어도 오태석에게 있어서 연극은 인용되거나 체계화된 기호들의 집적 이상의 그 무엇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연극의 특징적 요소들을 존중하더라도 ‘한국화’가 막연한 초월적 보편주의나 시대착오적 민족주의로 변질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 연출에 있어서의 시대적, 역사적 맥락을 중시해야한다는 파비스의 충고는 받아들어야 한다. Singleton은 오태석의 연극의 일차적인 목적이, 알 수 없는 특징들을 섞어 연극을 무작정 혼종화(hybridizing)시키거나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는(appropriating)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화상호적’이라기보다 일단 자문화중심적(intracultural)이라고 본다. 그러면서도 오태석의 자문화중심적 공연이 자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어필하기에 오태석의 연극은 새로운 문화상호주의, 혹은 글로컬한 공연의 긍정적인 한 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싱글턴은 오태석의 공연이 ‘새로운 의미의 문화상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공연 안에 ‘타자성(otherness)을 포함하고 있어야한다는 중요한 제언을 한다. 오태석의 연극이 한국인과 세계인에게 함께 감동을 주는 글로컬 연극으로 자리매김 되기에는 아직 문제가 많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다시 근원적 민족주의라는 신비적 거대담론에 이끌리고 있다. 한국연극이 한국이라는 지역성과 함께 이를 뛰어넘는 더 큰 문화적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뿌리 깊은 서구중심적 보편성이나 오리엔탈리즘의 유령에 재 포획되지 않으면서 민족주의의 본질론 속에도 가라앉지 않는, 더 작은 지역성, 더 다양한 타자성 , 끊임없이 자기분열하며 요동하는 차이의 생성이 필요하다.

Abstract

Academic interest in the adaptation of theatre canon for local and globalperformances as a topic of research and investigation has intensified recently inthe wake of attempts to think about how Korean local performance practices canbe evaluated within and outside traditional critical frameworks for theorizingtheatre. A deconstruction and reworking of Shakespeare’s <Tempest> by Oh,Tae-suk, for example, has used a range of Korean performance traditions and hisattempt to go from local to global has been viewed by many as an example thatseeks to carve out a distinctive Korean cultural identity, while providing a modelfor the future of Korean theatre that is exotic, slick and transferable acrosscultural and national boundaries. Such an effort, however, has prompted a serioustheoretical debate on what Korean theatre ought to be in the age of globalization. Professor Pavis, for example, points to the other side of the same phenomenon:In spite of its cleverness, exotic surface gloss, and the hint of Korean culture,Korean theatre as such is said to be fundamentally out of place in terms of‘identity of source theatre’, ‘systematic mise-en-scene', and adaptation processbased on semiotic communication model. This essay is an attempt to reply to hisarguments by synthesizing his criticism and a more open-ended theory thatdisplaces existing concepts. At the heart of this synthesis is the argument thatKorean theatre should move beyond Koreanness as a sign of culturalfundamentalism and produce, instead, a cultural difference that retains its roots inlocal, while it is constantly moving to global, with endless shiftings and slidingsof that cultural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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