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복합 퍼포먼스로서 왕실・황실제례 - 조선 종묘제례와 로마 황제숭배의례를 중심으로
A Comparative Study of Royal Ancestral Shrine Ritual and Imperial cult of ancient 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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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세계의 문화현상들이 몇 가지 유사한 사유의 범주에 따라 대별될 수 있고, 부분적으로 보편성과 특수성이 발견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국가적 연출의 조상 제사문화로서 조선의 종묘제례와 로마의 황제숭배의례를 비교해보았다. 물론, ‘종묘제례’(1394-1910) 와 로마의 ‘황제숭배의례’(기원전 27-서기 392) 사이에는 크나 큰 시공적 격차가 존재한다. 지역적 문화의 차이도 엄청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의례는 조상숭배 제례이자 문화복합 퍼포먼스(cultural complex Performance)라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종묘제례와 로마 황제숭배의례는 전통적인 윤리적・사회적 가치를 신격화하고, 추상적인 도덕개념을 의례로서 구체화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의례 텍스트에는 종교적 담론과 국가이데올로기가 밀착되어 있고, 그 재현 형태는 전래의 ‘조상신 제사형식’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단일 종교로서 유교국가인 조선의 종묘제례와 다신교 국가인 로마의 황제숭배의례는 종교와 정치가 상호불가분의 관계이고, 표현 형식은 다르지만 똑같이 장엄한 제의와 예술적(종묘제례)/세속적(황제숭배의례) 퍼포먼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제례의 참여자들이 감각적으로 공동체적 교감을 통해 국가의례가 의도한 충성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왕실・황실제례는 시대적, 지역적, 문화적 격차에서 비롯된 상이한 특성들을 표출한다. 우선, 근대 여명기에서 20세기 초까지 극동 아시아 국가 조선에서 지속되었던 종묘제례는 신화가 따로 없는 유교의 구조적, 이성적 철학에 근거한 제사의례와 예악론에 따른 제례악이 종합된 격조 높은 예술성이 두드러진다. 반면 고대 유럽의 로마 황제숭배의례는 그리스 신화를 토대로 ‘황제신 만들기’의 단순한 제의적 퍼포먼스와 세속적이고 생동하는 육체적, 물질적 공연물로 구성된 ‘힘의 컬트’이다. 그런 관점에서, 유교국가 조선의 내적 성찰과 예악 중심의 제례와, 다신교 군국주의 국가인 로마의 과시적 스펙터클 및 디오니소스적 컬트가 대비된다. 다음, 종묘제례가 추구하는 목적이 ‘생명의 연속성’이라면, 로마 황제숭배의례의 목적은 ‘권력의 연속성’이다. 두 국가의례의 정치철학도 다르다. 조선은 신-유교주의를 토대로 도덕성 윤리성을 강조하고 ‘어진 임금’의 덕치주의와 국민의 정신적 교화에 중점을 둔다. 반면에 로마는 도덕적 목적보다는 제국주의, 군국주의에 중점을 두고 다민족 속주민들의 결속을 이끌어낼 강력한 정치권력(황권)에 역점을 둔다. 마지막으로, 종묘제례의 참석자들은 왕과 세자, 종친들, 그리고 문무백관에 한정된다. 제례 장소도 서울의 종묘로 한정되어 제한적이다. 반대로 로마 황제숭배의례의 참석자들은 황국의 신료들과 숭배의식이 수행되고 있는 속주의 주민들이다. 여러 속주들의 광장에서 거행되는 제의와 공연은 개방적이어서 관중도 다양하고 참석자의 제한도 없다. 이는 다양한 이질적 전통과 다문화적 배경을 가진 많은 속주의 주민들을 결집해 중앙집권체제의 로마제국을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상, 두 국가의례의 상징적 유효성은 조선의 종묘제례가 ‘덕치주의 이미지 만들기’라면, 로마 황제숭배의례는 ‘제국주의 이미지 만들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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