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이율 배반과 붓다 무기설(無記設)의 논쟁구조
A comparative study on similarity between Wonhyo and Whitehead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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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에서 필자는 칸트 이율배반의 해결방식과 밧차곳따, 말룽끼야 뿟따의 형이상학적 물음에 대한 붓다의 논쟁방식의 구조를 탐구하고자 한다. 칸트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통해서 대상 중심적 인식론에서 주관 중심적 인식론으로 이행한다. 주관이 선천적으로 지닌 인식형식을 통해서 대상은 비로소 이차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감성형식으로서 시간과 공간을, 오성형식으로서 12범주를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 따라서 감성형식인 시간, 공간에 어떤 무엇인가가 주어지면 이것을 오감을 통해서 감성적으로 수용한다. 감성적 수용대상을 오성형식을 통해서 사유함으로써 비로소 보편적, 필연적인 인식이 성립된다. 모든 인식은 감성과 오성의 한계 안에서만 성립한다. 경험의 한계를 넘어선 형이상학적 물음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도 정당하지 않다. 따라서 칸트는 경험의 한계를 넘어선 형이상학적 물음인 네 가지 이율배반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도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칸트는 이율배반을 이론적 측면 보다는 실천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이와 유사하게 붓다는 형이상학적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침묵한다. 이러한 대응방식을 ‘무기(無記)’라고 한다. 붓다가 형이상학적 물음 10가지 또는 14가지에 대해서 침묵한 것은 그런 물음은 대답할 수 없는 물음이며,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쌍윳따 니까야에서 밧차곳따는 ‘세상은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세상은 유한한가, 무한한가? 영혼은 신체와 같은가, 다른가? 여래는 死後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가(世有常 世無有常,世有底 世無底,命即是身 為命異身異,如來終 如來不終 如來終不終 如來亦非終亦非不終)?’라고 묻는다. 이에 붓다는 침묵을 지킨다. 붓다는 항상 제법무아(諸法無我)을 가르쳤다. 그러므로 붓다의 침묵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거부하는 것이다. 붓다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상이한 근기(根氣)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진리를 설한다. 붓다는 밧차곳따와 말룽끼야뿟따의 질문방식에 따라서 대응을 달리한다. 형이상학적 질문인가, 형이상학적 희론(戱論)의 근거에 대한 질문인가에 따라 붓다의 대응방식은 다르다. 밧차곳따에게 세상은 유상(有常)하다 또는 세상은 무상(無常)하다고 대답했다면 밧차곳따는 곧바로 상주론, 단멸론이라는 견해에 빠지게 된다. 밧차곳따는 근기가 높았다면 그런 형이상학적 질문을 하기보다는 그런 견해가 생겨난 근거를 질문했을 것이다. 그때 붓다가 무아론(無我論), 사성체(四聖諦)를 설하면 밧차곳따는 형이상학적 물음이 성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곧바로 깨달았을 것이다. 형이상적 물음은 이론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이처럼 칸트와 붓다는 형이상학적 물음에 대해서 이론적 측면보다는 실천적 측면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Abstract
In this paper I will investigate the structure of arguments between Kant’s antinomy and the dialogue on the metaphysical problems between the Buddha and Vacchagotta, Malunkyaputta. In Early Buddhism, the term “avyākata(無記)” refers to a set of ten metaphysical questions on which Buddha has kept silence. It is widely acknowledged that the Buddha gave not the answers to the questions of the avyākata because they are not helpful to solve the problems of life. The Saṃyutta-Nikāya is organized around such questions. Here Vacchagotta asked the question to Buddha whether the self existed or not, Buddha still kept silence. Buddha always and repeatedly taught that all dharmas are without self-nature(諸法無我). This silence of Buddha should be interpreted in the same way as the refusal to give answers to the questions of the avyākata. Buddha tried to give the eternal truths to a wide range of people of different levels in various circumstances. Therefore he was required to express this message through the various versions of the truth. If Buddha has given the answers to him, Vacchagotta with common levels must have misunderstood the answers. If the Buddha has believed that all the truths were to be spoken to all the people in the same way without regarding their levels, and if he did so, Vacchagotta would have the wrong opinion on the problems. If Vacchagotta will be more spiritually mature, Buddha would have explained ‘Insight into Nonself(無我論, anattā-vāda), he would at once find that the metaphysical problems were wrong problems which could not be established. Therefore Buddha would keep silence on the series of the metaphysical problems by Vacchagotta, because they could not be established. This is the way of the dissolution, not solution, of the metaphysical problems which Buddha would want to show to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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